- 국유기업 소속 호화유람선

- 회오리바람 만나 뒤집혀져

- 선장 헤엄쳐 나와 '세월호 재판'

중국 양쯔강(창장) 중류 후베이성 젠리현 부근에서 1일 오후 9시28분께(현지시간) 450여 명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해 지금까지 7명이 사망하고 불과 14명이 구조된 가운데 대다수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사고 당시 배에는 중국인 승객 406명, 여행사 직원 5명, 선원 47명 등 모두 458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승선자 명단이 발표됐으며 한국인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배에서 탈출하거나 구조된 사람은 이날 오전 11시 10분 현재 선장과 기관장을 포함해 14명에 불과하고 7명은 사망했다. 나머지 승객 등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구조가 늦어지면서 인명피해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사고 선박은 배 밑바닥을 수면 위로 드러낸 채 선체 대부분이 물에 잠겨 있는 상황이다. 사고 직후 배를 버리고 헤엄쳐 뭍으로 나온 선장은 "배가 갑자기 회오리바람을 만나 뒤집혔다"고 밝혔다. 사고 수역의 깊이는 15m가량이다.

AP통신도 사고 선박이 강풍을 만나 2분 만에 침몰했으며 사고 직후 배 안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외침을 들었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을 전하기도 했다. 중국 국가기상센터의 쉐젠쥔 고급공정사는 "침몰사고 현장 부근에는 12급(초속 35m)의 회오리바람이 불었고 1시간에 97㎜의 폭우가 쏟아졌다"며 "회오리바람이 자주 일지만 이번처럼 심한 경우는 5년만에 한번 나타날 정도"라고 설명했다.

충칭시 완저우 소속의 호화유람선 '둥팡즈싱'(東方之星·동방의 별)호인 사고 선박은 장쑤성 난징을 출발해 충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1994년 2월 건조된 이 배의 길이는 76.5m, 폭은 11m 등으로 정원은 534명이다. 1967년 설립된 국유기업으로 양쯔강에서 5척의 유람선을 운행하는 충칭동방륜선공사 소속이다. 승객들은 난징과 창저우, 상하이 등 지역 여행객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50~80세 연령대의 노인 여행객도 상당수 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영 인터넷 매체 펑파이신문 등은 사고 선박의 선장이 사고발생 직후 선원들과 함께 헤엄을 쳐 뭍으로 올라왔다고 보도하면서 이들이 '세월호식 대응'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선장은 뭍으로 나온 뒤인 새벽 4시께 휴대전화를 빌려 회사에 사고상황을 알렸다고 신문은 밝혔다. 선장 등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시간에 배는 계속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사고가 난 때는 1일 밤으로 승객들이 대부분 잠을 청할 시간이어서 선장이 승객과 선원에 대한 적절한 구조 의무를 다했는지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또 사고발생시간이 1일 오후 9시30분께로 추정되고 있어 상당시간 구조작업이 지연된 이유에 대해서도 의문이 일고 있다. 현재 공안이 선장과 기관장의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장 해사국 관계자는 배가 1, 2분만에 빠르게 전복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구조신호나 승객구조가 여의치 않았을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사고 직후 국무원이 현장 지휘에 나서 인명구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리커창 총리는 마카이 부총리, 양징 국무위원 등과 함께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구조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당국은 10여 척의 배를 동원해 사고 수역 주변을 수색하는 동시에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 중국 해사국 직원 및 공안, 무장경찰, 의료인력 등이 연합지휘부를 설치하고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으나 비와 안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