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강한 중국노선' 과시
- 영유권 다툼 日과 방위비 경쟁

- 재정적자 확대 예산 3400조원

중국의 정기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2기 3차회의가 5일 개막했다. 전인대는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등 최고지도부와 지방별, 직능별 대표 2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막을 올렸다.

무엇보다 이번 전인대는 시진핑 지도부의 강군 육성에 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리커창 총리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올해 국방예산을 8868억 9800만 위안(약 155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10.1% 증액하기로 했다.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폭은 지난해(12.2%)에 비해서는 다소 낮아졌지만 두자릿수의 대폭적 증가 추세는 계속 이어갔다. 주변국과의 영토 및 영해 분쟁을 겪는 중국이 국방력 강화를 통해 국가의 핵심 이익인 영토 주권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한 셈이다.

리 총리도 올해 중국 정부가 변경·해안·영공 방위의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해 해·공군력 강화 의지를 피력했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미국과 영토와 과거사 문제로 심각한 갈등관계인 일본, 남중국해 동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불편한 관계인 동남아시아 각국을 염두에 둔 포석이란 관측이 나온다. 리 총리는 또 "국방과학 연구, 첨단기술 및 무기장비 건설 강화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전투기와 함정, 미사일 등 첨단무기 개발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도 감추지 않았다.

앞으로 중국은 국방비 증가를 통해 미국과의 격차를 줄이고 일본 등 갈등을 겪는 국가들과의 군비 경쟁을 가속할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갈등해온 일본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방위예산을 편성한 탓에 중일간 군비 경쟁은 이미 시작된 모양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지난해 세계 1,2위인 미국과 중국의 국방예산 지출규모를 각각 5810억 달러와 1294억 달러로 집계했다.

미국의 국방비 규모 감축 추세 속에 중국이 앞으로도 연간 10% 이상 국방예산을 늘린다면 그 격차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중국의 행보에는 세계를 상대로 펼치는 시 주석의 적극적이고 '강한 중국노선'이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리 총리는 또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는 7% 안팎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4년(7%)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로, 성장둔화가 특징인 뉴노멀(New normal·신창타이) 시대를 맞아 지난해 목표(7.5%)보다 대폭 낮춘 것이다.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는 국내총생산(GDP)의 2.3%에 해당하는 1조 6200억 위안으로 정했다. 리 총리는 '중고속 성장 유지'와 '질적 제고'라는 이중 목표를 실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재정부는 올해 전체 공공예산(중앙+지방)을 전년도보다 10.6% 늘어난 17조 1500억 위안(약 3400조 원)으로 편성한 2015년도 예산안을 전인대에 제출했다. 항목별로는 국방 예산이 가장 많았고, 과학기술(2757억여 위안), 식량·물자비축(1546억여 위안), 공공안전(1541억여 위안), 교육(1351억여 위안) 등의 순이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 비해 재정 적자 규모를 확대함으로써 더욱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