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반이 후쿠시마현 출신
- 방사성 유출로 복구 난행
- 스트레스·피로 누적 심각

대지진 4년을 눈앞에 둔 지금도 일본에서는 20만 명이 넘는 이들이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27일 일본 부흥청의 집계에 따르면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문에 원래 살던 곳을 떠나 일본 각지에서 피난 생활을 하는 주민은 올해 1월 15일 기준으로 22만 9897명이다. 특히 지진·쓰나미 외에 원전사고의 피해가 겹친 후쿠시마 현의 주민이 피난 생활을 많이 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후쿠시마 현에 살다가 각지에서 피난 생활을 하는 주민은 11만7000명에 달한다고 27일 보도했다. 후쿠시마 출신 피난민은 한때 4만 가구를 넘었으며 지금도 약 3만1000가구가 가설 주택이나 임대 주거지 등에서 여전히 불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일본이 겪었던 대규모 재해와 비교해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의한 피난 생활은 상당히 긴 편이다. 1995년 고베시 일대를 강타한 한신·아와지 대지진의 피난민은 최대 4만6617가구에 달했고 4년 후에는 5841가구로 줄었으며 4년 11개월 만에 피난 생활이 끝났다. 이는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이 어느 때보다 규모가 컸던 것은 물론 방사성 물질 유출이라는 특수한 사고가 겹친 것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시 거주지 생활이 장기화하면서 피난민이 겪는 일상의 스트레스와 피로는 극에 달했다. 부흥청은 지난해 9월 30일 기준으로 전국 10개 광역자치단체에서 3194명이 이른바 '지진 관련 사망자'로 집계했다. 이는 무너진 건물에 깔거나 화재·쓰나미에 의한 희생 등 지진이 직접 원인이 된 사망자가 아니라 지진이 일상에 끼친 악영향 때문에 지쳐서 생을 마감한 이들의 숫자다.

미야기 현 등 지진과 쓰나미 피해가 컸던 곳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매일 얼굴을 마주 보고 안부를 나누던 이들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이 큰 괴로움이라고 얘기하는 데 이런 것도 지진 관련사를 유발하는 스트레스의 일종인 셈이다. 특히 피난 생활을 하는 이들은 장기간 쌓아온 생활 기반을 송두리째 상실했기 때문에 경제적·심리적 고통이 크다고 호소한다.

도쿄전력은 집이나 근무지가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피난 구역 내에 있어 경제활동이 곤란한 이들에게 지급하던 보전금을 이달 말부터 중단할 예정이라서 피난민의 어려움은 더 가중할 전망이다. 도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