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제금융 조건 긴축 폐지 공언

- 급진적 공약 세계각국 우려·기대

- 치프라스 당수 최연소 총리 유력

25일(현지시간) 치러진 그리스 총선에서 긴축에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압승을 거두었다. 현지언론들은 시리자가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가 당수인 신민당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단, 시리자는 전체 의석 300석 가운데 149석을 얻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과반의석(151석)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이에 시리자는 26일(현지시간) 연립정부 구성에 본격 착수해 이날 오전 치프라스 대표가 그리스독립당의 파노스 캄메노스 당수와 연정 구성을 논의한데 이어 오후에는 포타미의 스타브로스 테오도라키스 당수와 회동했다고  관영 ANA-MPA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시리자의 승리로 그리스 현대정치사에서는 처음으로 급진 좌파 정부가 들어서고, 치프라스 대표가 최연소 총리가 될 전망이다. 치프라스 대표는 이날 밤 아테네대학 앞에서 총선 승리 수락연설을 통해 "그리스는 5년간 치욕과 고통을 뒤로하고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며 2010년부터 받은 구제금융 이행조건인 긴축정책을 폐지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오늘 트로이카는 과거의 것이 됐다"며 전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으로 구성된 채권단과 합의한 이행조건을 파기하고 재협상하겠다고 말했다.

그리스 총선에서 시리자가 승리한데 대해 세계 각국과 언론, 전문가들은 우려와 기대 섞인 반응을 내놓았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 시리자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권력을 잡은 최초의 반 긴축 정당"이라며 선거 결과가 유럽 다른 국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경기 침체로 유럽연합(EU)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여론이 이는 유럽에서 시리자의 승리는 "극적이고 중대한 사건"이라고 전했다. 그리스 경제학자 젠스 바스티안도 "오늘의 그리스는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의 나라에서 앞으로 벌어질 일의 전조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이날 보고서에서 "그리스 신정부와 국제 채권단의 새 협상이 시장 불안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도 시리자 집권이 "유로 지역에 미미한 영향을 미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유럽 주요 증시는 26일 그리스 총선에서 긴축에 반대하는 시리자가 승리해 유로의 불안이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하락세로 출발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0.57% 내린 6794.00으로 거래를 시작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도 0.53% 하락한 1만592.97로 출발했다. 

이와 함께 그리스의 부채 삭감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유럽중앙은행(ECB) 측의 견해도 나왔다. 브누아 쾌레 ECB 집행이사는 이날 그리스 부채 삭감 여부는 ECB의 권한 밖이며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면서 이런 입장을 밝혔다.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