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연간 환산 기준 5%에 달한 것으로 발표된 가운데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처음 1만8000선을 넘어섰다. AP 연합뉴스

- 佛 0.3% 등 부진속 나홀로 질주
- 다우지수 올 36번째 최고치 경신

"믿을 수 없을 정도로"(incredible) "끓어오른다"(sizzling).

23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5.0%(연간 환산 기준)를 발표한 직후 나온 미국 언론들의 반응이다. 이는 지난 10월 발표된 잠정치 3.5%보다 무려 1.5%포인트 높은 값이며, 2003년 3분기이후 11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 속도다. 미국 상무부는 23일(현지시간) "개인소비지출(PCE)과 비거주자 고정자산투자가 지난달 2차 잠정치를 발표했을 때보다 증가하는 등 변화된 정보를 반영해 GDP 성장률을 수정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나타나는 미국 경제의 회복세는 다른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다. 말 그대로 '독보적'이다.

전날보다 64.73포인트(0.36%) 상승한 1만8024.17로 거래를 마친 다우존스 지수. EPA 연합뉴스

이날 발표된 영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은 0.7%에 불과했고, 프랑스는 영국보다도 낮은 0.3%였다. 최근까지도 전 세계 경제성장의 견인차였던 중국에서도 내년에는 GDP 성장률이 7%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 기획재정부는 당초 4.0%로 예상했던 내년 성장률을 3.8%로 수정했다.

축구경기에 비유하자면 미국 경제는 '원톱'인 셈이다.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는 되살아난 미국의 소비심리와 저유가가 가장 먼저 지목됐다.

미국의 50개 주요 소매업체 매출 동향을 집계하는 컨설팅업체 CGP에 따르면 성탄절 직전 주말인 지난 20일부터 21일 사이에 발생한 매출이 자체 집계 사상 최고치인 420억 달러(약 46조 원)였다.

긍정론을 펴는 사람들은 금융위기 이후 시행된 경제회생 정책들이 유가 하락을 계기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으며, 소비 심리의 회복은 일자리 증가와 개인 소득 증가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가도 고공행진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 지수는 전날보다 64.73포인트(0.36%) 상승한 1만8024.17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36번째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우 지수는 장중 한때 109포인트나 올랐다. S&P 500지수는 3.63포인트(0.17%) 오른 2082.17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51번째 사상 최고치다.

반면 최근 현상이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지난달 추수감사절 주말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11% 하락했고, 이는 소비자들이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곳을 찾느라 실제 구매가 늦춰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신중론의 근거로 거론된다. 주택시장도 부진하다. 미국의 지난달 신규주택 판매 건수가 연간 기준 43만8000 건으로 한달 전보다 1.6% 감소했다.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