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필리핀인 피살사건의 미군 용의자 신병 인도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군사교류협정을 재검토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다고 필리핀 언론이 25일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필립 골드버그 미국 대사가 전날 기자들에게 미국은 필리핀과의 군사교류협정(VFA)을 재검토하기 위한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양측이 기존에 합의한 기본 전제에 따라 협정 해석을 명확히 하기 위한 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다며 "필리핀은 기탄없이 협상 테이블에 추가적인 사항을 올려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그러나 양국의 관련 협상이 최근 논란이 이는 필리핀인 살해사건의 미군 용의자 신병 인도와 연계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얼마든지 VFA 관련 문제들을 논의할 수 있지만 현재 법에 따라 특정 현안을 처리하는 중간 과정에서 협상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VFA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과도한 대응이라며 반대 견해를 명확히 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그러면서 VFA는 양국이 상호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근거라며 협정이 이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근 필리핀에서는 미군 측이 용의자 신병 인도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데 항의하는 반미 시위가 이어지는 등 적잖은 논란이 발생했다.

특히 상당수 시민단체가 협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고, 의회 일각에서도 이 사건을 계기로 VFA의 신병 인도 조항과 형사 기소, 재판권 등에서 적잖은 문제점이 노출됐다며 협정 폐기를 요구하는 의견이 제기됐다.

필리핀 내 미군의 법적 책임을 규정한 VFA는 공식적인 임무수행과 무관한 범죄를 저지른 미군에 대해서는 필리핀 당국의 관할권을 인정하지만, 용의자 신병은 여전히 미국 정부의 관리 아래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특별한 경우에만" 신병 인도를 요구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최근 미군 용의자가 필리핀 군사기지에 구금된 것과 관련해서는 VFA 규정상 필리핀 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군 기지에 머무를 수 있지만, 예비적인 수준의 조사 단계인 만큼 신병 인도를 요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