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대법원이 국가기관의 범죄·테러 예방과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의 우선 순위를 둘러싸고 본격적인 심리를 예고했다.

22일(현지시간) LA타임스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20일 LA경찰국(LAPD)이 영장 없이 숙박업소 투숙객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한 LA시 조례안의 위헌성 또는 합헌성을 심리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투숙객의 사생활 침해 우려를 내세우는 숙박업계와 범죄·테러 예방이 우선이라는 수사기관의 주장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최근 국가안보국(NSA)의 대테러 수사를 위한 광범위한 개인 전화기록 수집에서 촉발된 '위헌 논란'과 맥이 닿아 있어 주목된다.

LAPD 측은 "매춘이나 도박, 마약거래 현장을 단속하려면 투숙객 정보를 불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LA시 조례에는 호텔과 모텔 등 숙박업소는 투숙객의 기록을 반드시 보관해야 하고, 경찰이 이를 요구할 때는 협조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반면, 숙박업계는 수사기관의 관행이 '불합리한 압수와 수색으로 신체·주거·서류·물건의 안전을 확보할 국민의 권리가 침해돼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수정헌법 4조 위반이라고 반박했다.

숙박업소들은 지난해 경찰의 투숙객 정보에 대한 불시 확인으로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면서 연방 제9순회 항소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항소법원은 "LAPD의 투숙객 정보 요청이 부당한 수색을 금지한 수정헌법 4조에 어긋나며, 경찰은 영장을 받은 뒤 투숙객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면서 숙박업계의 손을 들어줬다. LA시 검찰은 항소법원의 판결이 나오자 불복하고 즉시 대법원에 항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