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3선에 성공한 남미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볼리비아 대선에서 3선에 성공한 에보 모랄레스(54) 대통령은 사상 첫 원주민 출신이다. 남미에선 고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과 함께 한때 남미 강경좌파의 3각 축으로 불리기도 했다.

안데스 고산지대에서 원주민의 아들로 태어난 모랄레스는 고교 2학년 중퇴가 공식 학력의 전부다. 극빈층 가정에서 자란 그는 어릴 때부터 양치기 목동, 벽돌공장 잡부 등을 전전했다.

29세 때인 1988년부터 코카잎 재배농 권익옹호 단체를 이끌면서 원주민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로 급성장한 그는 1995년 현재의 집권당인 사회주의운동을 창당했다. 1997년에는 코카 재배농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 의회 진출에 성공했다.

1997, 2002년 대선에서 고배를 마신 그는 모랄레스는 2005년 볼리비아 사상 첫 원주민 출신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2009년에는 재선했다.

그는 스페인 식민지 유산 척결과 인종차별 및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약속했다. 이와 함께 천연가스 등 에너지 부문을 비롯해 주요 기간산업에 대한 국유화를 단행하고 코카잎 재배 합법화 정책을 추진했다. 임기 중반을 넘기면서 보수우파 야권의 저항 수위가 높아지자 정·부통령과 9명의 주지사에 대한 신임투표라는 정면 승부로 맞서 67%를 넘는 높은 지지율로 재신임을 받았다.

국내 정가에선 모랄레스가 개헌을 추진해 2019년 대선에 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볼리비아 독립 200주년인 2025년까지 집권 연장을 시도할 것이라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모랄레스가 집권 이래 고도성장을 이루고 사회통합 능력을 발휘한 사실을 들어 개헌을 추진할 동력을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상파울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