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무장 반군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결국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31)를 참수한 동영상을 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사진은 참수 직전의 소트로프. AP 연합뉴스

- 350명 이라크 추가 파병 지시
- 공화당은 신속한 공습 촉구
- 동맹국 참여 꺼려 단독작전 고민

이라크 이슬람 수니파 반군인 '이슬람국가'(IS)가 2일(현지시간) 또 다른 미국인 기자 스티븐 소트로프(31)를 참수했다. 첫 미국인 희생자인 제임스 폴리 기자의 참수 동영상이 공개된 지 13일 만이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수 시간 만에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에 350명의 추가 파병을 지시했다. 공습이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 언론과 이슬람 과격단체 웹사이트 감시기구인 '시테'(SITE)에 따르면 '미국에 대한 두 번째 메시지'라는 제목으로 배포된 IS 동영상에는 무릎을 꿇은 소트로프 기자가 칼을 든 IS 반군에 의해 참수당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9·11 테러 13주년을 앞두고 미 본토를 겨냥한 IS의 테러 위협이 점증하는 와중에 터지면서 미 국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IS는 이번 참수를 "미국의 계속된 이라크 공습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참수 동영상은 공교롭게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유럽 순방일에 맞춰 공개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발트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정상회담(3일)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4~5일)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출국했다.

동영상의 진위 여부는 최종 확인되지 않았지만, 만약 사실일 경우 시리아의 IS 본거지에 대한 공습을 주저해 온 오바마 정부는 더욱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 이후 야당인 공화당이 줄기차게 시리아 공습 결단을 압박해 왔다는 점에서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을 둘러싼 논란도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폴리 기자 참수 직후 IS를 '암덩어리'로 규정하며 강력한 응징 방침을 천명했지만 몇 차례의 이라크 추가 공습 이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되레 최근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공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직 전략이 없다"고 답변했다가 여야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우유부단함'이 사태를 악화시킨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시리아 공습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부간 결단을 해야 하는 초읽기에 몰린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에 350명의 추가 파병을 지시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백악관을 인용해 2일 보도했다. 이번 추가 파병으로 파견된 미군 병력은 820명으로 늘어난다.

시리아를 공습하더라도 미국 단독이 아닌 동맹국과의 공동 작전에 나서겠다는 것이 오바마 대통령의 구상이지만 여론의 흐름에 따라서는 일단 제한적 공습 등 단독작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현재 IS를 공격하기 위해 동맹국 규합에 착수했으나 상당수 동맹·우방국이 미국 주도의 공동 군사작전 참여를 꺼리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이미 공습 불참을 결정했고, 영국과 호주는 미온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4~5일 영국 웨일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동맹국의 참여를 거듭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다시 궁지에 몰린 오바마 대통령이 이 난국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전 세계의 이목은 이번 주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