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로 옛 소련 국가들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동구권 다독이기에 나선다. 동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에게 공동 방위 원칙을 재차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4~5일(현지시간) 영국 웨일스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앞서 3일 에스토니아를 방문해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정상들과 회담한다고 AFP통신이 1일 보도했다. 미국 대통령의 발트 3국 방문은 2006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그는 회담에서 나토 안보조약 5항을 거론하며 이 국가들에 대한 안보 보장을 거듭 약속할 것으로 보인다. 나토 안보조약 5항은 나토 동맹국에 대한 위협을 나토 전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해 공동 대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에 하는 것처럼 나토 회원국인 발트 3국을 건들인다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의미로, 오바마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서도 이런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은 나토 회원국인 발트 3국은 과거 50년간 소련의 지배를 받은 데다 우크라처럼 러시아계 비중이 높아 제2의 우크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은 상당한 상징성이 있다.

헤더 콘리 전 미 국무부 부차관보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발트 3국에는 압박이 거세지면 나토가 정말로 뒤를 봐줄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가 중장기적으로 나토 동맹을 흔들려 한다는 분석도 있어 미국으로선 이런 시도를 미연에 차단할 필요도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토머스 라이트는 AFP통신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장기 전략목표는 유럽에서 미국의 동맹시스템을 약화시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나토의 안보조약 5항이 빈껍데기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