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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들 삶 망친 기후재앙, 해결책 없으면 굶겠다"

比 대표, 국제회의 개막식서 단식…강대국 온실가스 감축 부족 질타

  • 이경식 기자 yisg@kookje.co.kr
  •  |   입력 : 2013-11-12 19:48:42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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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태풍' 하이옌으로 폐허가 된 필리핀 중부 레이테주 타클로반 공항에서 12일(현지시간) 생존자들이 C130 군용기를 타고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 태풍 하이옌 회의 핵심사안 부상
- 협상 진전 기폭제 작용 관심

"내 조국이 극심한 기후변화 때문에 정신 나간 상황(madness)을 겪고 있다. 이 미친 짓을 지금 여기 바르샤바에서 멈출 수 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경기장. 제19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의 개막식 단상에 선 필리핀 수석대표 예브 사노 기후변화담당관의 목소리에는 물기가 촉촉했다. 연설 중간중간 목이 메어 말이 끊어지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지난 8일 자국을 강타한 '슈퍼 태풍' 하이옌으로 1만여 명이 숨진 것으로 추산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이틀 동안 내 형제들이 시신을 수습하고 다녔다. 아직 일부 친척들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태풍을 피해 도망치고, 가족을 대피시키고, 황폐함과 비참함을 경험하고, 사망자 수를 헤아리면서 살기를 원치 않는다."그는 이번 총회에서 '배수진'을 쳤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막을 수 있는 의미 있는 논의결과가 도출될 때까지 단식하겠다고 선언한 뒤 바로 실천에 들어갔다. 그는 "먹을 것을 찾으러 고투하는 내 동포들에 대한 연대의 의미로 자발적 단식을 시작한다"며 강대국들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 부족을 질타했다.

그의 개막식 연설이 끝나자 194개국 대표단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대표단은 이날 중국의 제안으로 약 3분간 태풍 피해자를 추모하며 묵념하기도 했다.

'슈퍼 태풍' 하이옌이 이번 총회의 중요 사안으로 떠오르면서 온실가스 감축 등 협상 진전의 기폭제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UNFCCC 사무총장은 하이옌과 같은 기후 재앙은 "정신이 번쩍 드는 현실"이라며 "이 경기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게임'이 아니며, 승자도 패자도 없고 모두 이기거나 질 뿐"이라고 경고했다.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도 "하이옌이 불러온 비극적 결과는 '행동에 나서지 않은 대가'를 혹독하게 상기시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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