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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헤매는 미국의 이란 핵·시리아 화학무기 해법

오바마, '레드라인' 재확인했지만 구체적 해결책 못찾아

이란 핵문제 당분간 외교적 해법과 압박전략 병행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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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3-03-25 13: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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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과 시리아 화학무기는 미국의 대(對) 중동정책에서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중동을 순방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업무에 복귀했지만 골치 아픈 이 문제의 명확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빈손으로 귀국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처음과 끝이 없는, 난마처럼 얽혀 있는 중동 문제를 오바마 대통령의 2기 정부는 과연 어떻게 풀어낼까.

이번 순방에서 초조해하는 이스라엘을 달래며, 이란과 시리아가 넘어서는 안 될'레드 라인'(금지선·red line)을 거듭 확인했지만 해법은 여전히 미로 속에 갇혀 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봐온 이스라엘과 소통하면서 불안감을 불식시키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고,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이른바 '두 민족, 두 국가 정책'(two-state solution)에 대한 당사국들의 이해를 구한 성과를 올렸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오바마는 2011년 네타냐후와 정상회담에서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 1967년 이전의 국경선으로 이스라엘이 철수하도록 요구하면서 대 이스라엘 관계가 악화됐다.

한편 오바마는 이번 순방에서 지난 2010년 5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터키 인권운동가들이 사망한 이후 악화됐던 양국관계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오바마, 이란핵 근원적 해법 못찾고 '레드 라인'만 확인

이란이 핵을 갖는 것은 미국으로선 대재앙이다. 중동의 역학구도를 감안할 때 이란이 핵을 가지면 다른 중동국가들이 너도나도 핵을 가지려는 연쇄반응을 촉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취임 이후 이번에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이란 핵문제 대처방안에 합의했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이른바 '금지선'을 재확인하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제조하는 데 1년 남짓 걸릴 것으로 판단, 일단 외교적 해법 찾기에주력하되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핵과 관련, "외교적인 해결을 선호하며 아직 그럴 시간이 있다"면서 "만일 외교가 실패하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선(先)외교, 후(後) 군사조치' 방침을 강조했다.

반면 네타냐후는 "지금까지의 외교와 제재는 이란 핵개발을 중단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이견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이란이 핵무기를 제조하는 데 1년 남짓 더 걸릴 것이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했다.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금년 봄이나 여름까지가 이란 핵개발을 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할 수 있는 '데드라인'이라고 역설했을 정도로 단호했던 네타냐후로선일단 한발 후퇴한 셈이다.

이처럼 양국 정상회담으로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시나리오 가동이 내년 봄까지 유예됐지만 외교적 해결이 지지부진해지면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문제는 또다시 '뜨거운 감자'가 될 게 분명하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각국은 군사행동에 대해 자신들이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허용할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 美, 이란-헤즈볼라-베네수엘라 3각축(軸) 예의주시

미국이 최근 이란 핵문제와 관련해 주목하는 부분은 헤즈볼라를 고리로 한 베네수엘라 정권과의 자금세탁과 관련한 협조 여부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였던 것은 전혀 비밀이 아니다.

그간 양국간 무인항공기 제작 교류, 베네수엘라내 화학무기 공장 건설, 이란의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 생산에 베네수엘라 몇몇 회사가 참여하는 등 군사적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의심을 서방 측으로부터 받아 왔다.

특히 미국이 최근 주시하는 부분은 미국의 제재를 받은 이란이 자금세탁 통로로베네수엘라를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이다.

미 보수매체 워싱턴프리비컨(WFB)은 최근 미 국무부 전직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 "이란이 베네수엘라 금융체제를 통해 수십억 달러를 불법 세탁했고, 수억 달러를 베네수엘라 은행에 은닉해두고 있다"고 폭로해 파장을 낳았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시아파 분파인 알라 위트 파의 알 아사드 시리아정권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이란의 대리세력으로 테러를 감행한다는 의혹을 받는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베네수엘라에서 힘을 키워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20일 미 하원 외교위에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이런 위험성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헤즈볼라가 베네수엘라의 복잡한 금융시스템에 접근하는 것을 도왔다고 지적했다.

브래드 셔먼(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은 "헤즈볼라의 존재는 이란핵 프로그램 차단에 집중하는 서방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시리아 화학무기 실제 사용 논란 확산

오바마 정부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해 화학무기를 사용하면 즉각 군사적인 개입을 하겠다며 분명한 금지선을 그어놓고 있다.

이런 엄중한 경고 탓인지 아사드 정권은 내전 2년을 맞아 전세가 위태로울 때도화학무기 사용만은 자제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시리아 내전에서 실제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주장이 터져나와 논란이확산되고 있다. 시리아 북부 알레포 인근 칸 알아살 마을이 지난 19일 화학무기 공격을 받아 최소 25명이 숨졌다고 시리아 국영 SANA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민영방송 '채널 4'도 "알레포 인근 알-밥 지역 입구에 설치된 검문소에 지난 19일 반군 측의 소형 사제 로켓포 공격이 있었고, 여기에 'CL 17'이라는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진위는 아직 명확하게 가려지지 않은 상태다.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은 서로 상대방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미 전문가들은 희생자들이 염소 같은 '비살상 2급 화학물질'에 노출돼 사망한 것으로 보이나 국제협정에 명시된 화학무기에 의한 살상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사태의 심각성 때문인지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가 극도의 불안감으로 사태 진척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미 워싱턴 정가는 벌써부터 군사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강경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이크 로저스(공화·미시간)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24일 CBS방송에 출연, "지난 2년간 수집된 정보를 전체적으로 분석해 볼 때 알 아사드 정권이 분쟁 과정에서 최소한 소량이나마 화학무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고, 사용할 의도가 있고, 지난 2년간실제로 일부 사용했다는 것은 사실이며 이제 '게임 체인저'(상황을 바꿔놓는 계기)가 필요하다"면서 오바마 정부가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군사적 개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칼 레빈 민주당 상원의원 등은 "백악관이 군사 개입에 나서야 한다"며 "화학 무기 저장고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지상군 투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1970년대부터 화학무기를 개발해온 시리아는 다마스쿠스 북부, 중부 홈스 등 8곳 여에서 사린·겨자가스 및 신경성 맹독가스인 VX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제화학무기금지협정(CWC)에 가입하지 않아 정확한 보유량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오바마 정부의 고민은 시리아측의 화학무기 사용이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당장 군사개입에 나설 형편이 아니라는데 있다. 만약 미군이 개입하면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이란과 레바논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 등이 뛰어들어 중동 전역이 전쟁터로 확산되는 위험성을 감수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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