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 지도자로 등극한 시진핑 당 총서기가 공산당 부정부패 등 각종 문제를 혁파하겠다고 역설했지만 노선 변화 조짐은 거의 없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시진핑 총서기는 지난 15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연설을 통해 "당 간부들의 부패와 뇌물수수, 대중들과의 괴리, 형식주의, 관료주의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허베이성 현급 지방 간부를 역임한 리중은 "시진핑 총서기가 후진타오 주석의 구호를 따르지 않고 대신 대중들에 대한 당의 의무를 강조했다"면서 "아주 솔직했으며 인민들에 대한 배려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의 연설은 소셜미디어 사이트에서도 토론 대상이 됐다. 소셜미디어 사이트에는 주로 교육받은 도시인들이 글을 많이 올린다. 중국 정법대학의 허빙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그의 연설은 사람의 심금을 울린다"고 했다.

비판적 글도 올라왔다. 광둥성 산터우 대학 객원교수인 젠헝은 웨이보에서 "그는 '당'이란 단어를 20번, '인민' 19번, '책임' 10번, '문제'란 단어를 3번 언급했다"면서 "그러나 법, 헌법, 법치, 민주화, 자유 등의 단어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총서기가 정치적 변화를 선호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가 이끄는 정치국 상무위원의 면면에게서 중국의 기존 통치 방식을 변화시킬 만한 강력한 추진력을 찾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또 시진핑 총서기(59)와 리커창(57) 부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정치국 상무위원 5명의 나이가 60대 중반이고,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둘러싼 계파 간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진핑 총서기는 5년 후 퇴임하는 이들 5명의 후임자 물색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문제점은 중국 지도부 내에 장쩌민(86) 전 주석의 영향력이 강하게 남아 있다는 점이다. 장쩌민 전 주석은 10여 년 전 정계를 은퇴했지만 현 정치국 상무위원 7명 가운데 4명이 그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이는 그가 당내 공식 직책이 없어도 후진타오를 누르고 자신의 측근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심을 수 있을 만큼 건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워싱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