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정상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원국 은행의 자본 확충을 위해 유럽 재정안정기금(EFSF)이 직접 돈을 대도록 한다는데 합의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정상들은 13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이날 금융시장 안정 조치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

주요 내용은 구제금융 자금을 정부를 통하지 않고 은행권에 직접 제공할 수 있게 하고 EU 내에 은행 통합 관리 감독기구를 설립하는 것이다. 또 긴급 금융안정 대책에 대한 합의도 이끌어 내 1200억 유로 규모의 경기부양책도 가능해졌다. 유럽개발은행(EIB) 대출여력을 600억 유로로 늘리고 사용하지 않은 EU 구조기금 600억 유로는 중소기업 지원·청년 일자리 창출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들은 성명에서 "EU 집행위원회가 곧 단일 (은행) 감독 구조 방안을 정상회의에 제안할 것" 이라며 "정상회의가 이 제안을 올 연말까지 긴급 사안으로 고려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돌파구가 마련된 데는 메르켈 독일 총리의 양보가 큰 역할을 했다. 고조되는 위기감과 수시간에 걸친 대화 끝에 메르켈 총리는 반대입장을 철회했다. 애초 메르켈 총리는 재정 통합 노력이 먼저라며 기금의 은행 직접 지원과 국채 매입에 반대했다.

EU 정상들이 시장 안정 대책을 내놓자 그동안 유럽의 골칫덩어리였던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스페인, 이탈리아는 시장 안정화 수단이 마련되지 않으면 경기부양책 등 어떤 결정에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버텼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유럽과 유로존 장래에 매우 중요한 결정" 이라며 "이탈리아는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 대책이 실제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