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에 불을 질러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5부(재판장 양환승)는 14일 살인미수, 현존전차방화치상,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원모(67)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보호관찰 3년을 명령했다. 원 씨는 지난 5월 31일 오전 8시42분 서울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으로 향하는 터널 구간을 지나던 5호선 열차 안에 휘발유를 붓고 라이터로 불을 질러 승객 160명을 살해하려 시도하고, 6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화재로 승객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진 한편 129명이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 또 열차 1량이 일부 불타는 등 3억 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일어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혼소송 결과에 대한 개인적 불만을 이유로 불을 질러 승객들을 공포에 떨게 했고 사전에 범행 도구를 마련하고 범행 장소를 물색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며 “이로 인해 대중교통 이용 안전에 대한 일반인의 신뢰가 크게 저해되고 그 불안감이 한동안 가시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확정적인 살해 고의를 갖고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었던 점 등은 유리한 양형으로 참작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징역 20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 10년, 보호관찰 3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