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산업진흥원이 ‘액화수소플랜트 사태’(국제신문 지난달 18일 자 10면 보도)와 관련, 자산을 압류당할 위기에서 당분간 벗어나게 됐다. 대주단과 합의를 거쳐 첫 대금을 납부, 그 조처를 연말까지 유예하면서다.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내 준공된 액화수소플랜트. 창원시 제공

창원산업진흥원은 16일 대주단이 운영 중인 특수목적법인(SPC) 하이창원과 액화수소플랜트 사업 안정화 등을 골자로 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진흥원은 수소 구매 대금 16억 원을 납부하고, 하이창원은 가압류한 수소충전소 8곳의 압류 절차를 연말까지 미루기로 했다. 이번에 지급한 대금은 ▷지난 6월 27~30일 1차 20ｔ ▷7월 1~15일 2차 75ｔ 등 19일 치 생산분(95ｔ)이다. 구매 확약에 따라 매일 5ｔ을 사들여야 하는 진흥원은 최근 창원시로부터 자체 수익금으로 이를 마련하는 방안을 승인받았고, 지난 15일 이사회 의결도 거쳤다. 시는 지방재정법 위반 여부 등 법리 검토를 거쳐 이런 조처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진흥원은 창원시 산하의 출자·출연기관이다.

하루 8400만 원, 매년 300억 원 상당의 수소 구매비를 감당해야 하는 진흥원은 시와 함께 해법 모색에 집중할 계획이다. 다만 창원시와 대주단이 벌이는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결과가 다음 달 15일 나오는 터라 그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대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지난 1월 수소 구매 관련 채무에 대한 책임이 시에 없다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 여파로 대주단은 지난 3월 두산에너빌리티와 진흥원 등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하이창원에 기한이익상실(대출금 만기 전 회수)을 선언하고 법인 소유권을 가져갔다. 사업비 1050억 원 중 710억 원이 PF(프로젝트 파이낸싱)로 조달됐다.

정치권에서는 정부 공모사업인 점 등을 들어 국비 지원과 수요처 확보 등에 산업통상자원부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창원시의회는 지난 12일 ‘창원시 액화수소플랜트사업의 실효성 확보 및 정부 역할 강화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