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단독] 영화숙·재생원 악몽, 국제사회에 첫 증언

강제수용 피해자 손석주 씨, 내달 ‘UN 고문위원회’ 참석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4-06-19 19:47:27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구금·폭력 등 인권유린 폭로
- 국가적 진상규명 호소 예고
손석주 영화숙 재생원 피해생존협의회 대표가 내달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한다. 사진은 영화숙·재생원 피해자들이 사망자가 묻힌 야산에서 헌화 하는 모습. 이원준 기자
국내 집단수용시설에서 벌어진 강제 구금과 폭력 등 ‘고문’의 악몽이 국제사회에 처음으로 폭로된다. 1960년대 부산지역 최대 규모의 부랑인시설 ‘영화숙·재생원’ 피해생존자가 육성으로 지옥 같았던 당시의 기억을 증언하는 한편, ‘고문 책임자’인 국가를 향해서도 진상규명을 호소한다. 영화숙·재생원은 ‘군대식 통제’가 자행되면서 폭력과 굶주림, 강제노역에 노출된 수많은 아동이 이곳에서 죽거나 병들었다. ‘형제복지원의 전신’으로도 불린다(국제신문 2022년 11월 1일 자 1·6면 보도 등).

손석주(61·사진) 영화숙·재생원피해생존자협의회 대표는 국제연합(UN) 산하 고문방지위원회(위원회) 심의 참석을 위해 다음 달 7일 스위스 제네바로 출국한다고 19일 밝혔다.

위원회는 7월 10, 11일(현지시간)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6차 심의를 진행하는데, 손 대표는 위원들과 만나 영화숙·재생원에서 벌어진 ‘단속 사냥’과 ‘기약없는 감금’ 등의 고문 피해를 증언한다. 온전한 피해 회복에 필요한 한국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도 촉구할 방침이다.

고문방지협약은 1984년 채택된 국제인권조약으로, 위원회는 가입국이 제출한 보고서를 심의해 협약의 준수 여부를 감독한다. 한국은 1995년 협약에 가입했으며, 이번 심의는 한국이 2021년 7월 제출한 보고서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한국의 협약 가입 이후 여섯 번째 심의다. 국가보고서 이외 비정부기구(NGO) 등이 만든 독립보고서도 접수된다. 국가보고서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용도다.

손 대표가 증언대에 서는 것도 여러 수용시설 피해자를 대신해 NGO 보고서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 10일 ‘제6차 유엔 고문방지협약 심의 대응을 위한 한국시민사회모임’은 공동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집단수용시설 피해가 강제 구금과 뒤따른 학대로 ‘고문’에 해당한다고 본다. 위원회도 지난 3~5차 심의 때 정신장애인 강제입원 등 행위를 협약 위반으로 보고 시정을 권고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그간 집단수용시설 내 고문에 침묵해 왔다. 일례로 2021년 국가보고서에는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정부 노력이 담겼다. 그런데도 영화숙·재생원처럼 행려인을 강제수용해 머릿수대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정부의 묵인과 방조 아래 벌어진 인신매매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고아원 등에서의 아동 체벌금지제도를 소개하면서도 집단수용시설에서 자행된 중대 인권침해에는 입을 닫았다. 정부 입맛에 맞게 다듬어진 ‘유체이탈식’ 보고서인 셈이다.

생존자협의회 간사인 이주언 변호사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 대상에 ‘운 좋게’ 포함됐는지에 따라 피해 회복이 갈리는 실정이다. 게다가 진화위 활동도 내년 5월로 종료된다”며 “국가의 인권침해를 어떻게 규명하고 책임질 것인지에 대해 정부가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취지로 증언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정부가 과거의 잘못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수 있도록 용기 내 증언하겠다”고 전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반여 홈플도 매각…대형매장들 ‘아파트 개발’ 러시
  2. 2쿠팡·테무 공세 맥못추는 오프라인…부산 5년간 대형 유통점 8곳 폐점
  3. 3“187㎝ 몸 구겨넣은 車 트렁크신, 쉽지 않았죠”
  4. 4“브레이크 없이 탈래요” 10대 아찔한 자전거 질주에 ‘철렁’
  5. 5투타서 훨훨 나는 승리 수호신…롯데 용병처럼
  6. 6용호부두 재개발 재개…해양관광시설 꾸민다
  7. 7직접 작사·작곡도 거뜬…‘실력파’ 가수들 돌아왔다
  8. 8에어부산, 팬데믹 이후 첫 대규모 채용
  9. 9[근교산&그너머] <1389> 성주 가야산 ‘칠불 능선’
  10. 10올 여름도 삼계탕? 내가 먹고 힘나야 진짜 보양식
  1. 1“에어부산 분리매각, 합병에 악영향 없다” 법률 자문 나와
  2. 2이재성 '유튜브 소통' 변성완 '盧정신 계승' 최택용 '친명 띄우기' 박성현 '민생 우선'
  3. 3우원식 “2026년 개헌 국민투표하자” 尹에 대화 제안
  4. 4與 “입법 횡포” 野 “거부권 남발”…제헌절 ‘헌법파괴’ 공방
  5. 5與 ‘방송4법’ 등 필리버스터 준비 돌입
  6. 6성창용 부산시의회 기재위원장, 자치발전대상 광역부문 수상
  7. 7與 나·원, 전대 막바지 ‘한동훈 리스크’ 집중공세
  8. 8예산권 보장 지방의회법 제정 본격화, 행정통합·맑은 물 사업 등 지원 총력
  9. 9정연욱, 1호 법안으로 '광안리해수욕장관광특구지정법' 발의
  10. 10복지부, 부산 숙원 ‘침례병원 공공화’ 재활의료 확대 검토
  1. 1반여 홈플도 매각…대형매장들 ‘아파트 개발’ 러시
  2. 2쿠팡·테무 공세 맥못추는 오프라인…부산 5년간 대형 유통점 8곳 폐점
  3. 3용호부두 재개발 재개…해양관광시설 꾸민다
  4. 4에어부산, 팬데믹 이후 첫 대규모 채용
  5. 5부산 요트 타고 영화 속 음식 즐겨요
  6. 6부산은행 3000억 특별대출…조선해양기자재 기업 돕는다
  7. 7부산항 퀸즈W 오션프런트 임차인 모집
  8. 8직원 자녀출산 팔걷어붙인 회장님…성우하이텍 1명당 1000만원 쏜다
  9. 9가상자산 시세조종 땐 감옥 간다…이용자보호법 19일부터 시행
  10. 10SK이노- SK E&S 합병…100조 에너지기업 탄생
  1. 1“브레이크 없이 탈래요” 10대 아찔한 자전거 질주에 ‘철렁’
  2. 2부산지역 대학병원도 전공의 사직처리 임박
  3. 3부산 남구 보육거점센터 공사, 기준치초과 중금속 나와 중단
  4. 4부산시교육청 학교행정지원본부 정식 개소 불발
  5. 5밀양 한 아파트서 ‘펑’…1명 숨져(종합)
  6. 6“해상풍력특별법 마련해 통영 수산업계 보호해야”
  7. 7오늘의 날씨- 2024년 7월 18일
  8. 8부산·울산·경남 낮 최고 27∼29도…흐리고 가끔 비
  9. 9강서구 ‘3대째 토박이’ 계신교? 아낌없는 예우·지원 챙겨가이소
  10. 10비움으로 쾌적한 거리…지역색으로 채운 간판
  1. 1투타서 훨훨 나는 승리 수호신…롯데 용병처럼
  2. 2문체부 ‘홍 감독 선임’ 조사 예고…축구협회 반발
  3. 3음바페 8만 명 환호 받으며 레알 입단
  4. 4결승 투런포 두란, MLB ‘별중의 별’
  5. 5한국 여자양궁 단체전 10연속 금 도전
  6. 6부산의 아들 수영 김우민 “파리서 가장 높은 곳 서겠다”
  7. 7“황희찬, 마르세유에 이적 의사 전달”
  8. 82관왕 노린 동명대 축구 아쉬운 준우승
  9. 9“매 경기 결승이라 생각, 동아대에 우승 안길 것”
  10. 10MLB 평균타율 56년 만에 최저수준
집단수용 디아스포라
쓰레기 더미서도 살려했지만…국가는 인간 될 기회 뺏었다
슬기로운 부모교육
주의력 결핍·의사소통 결함 땐 의심…약물·인지 치료로 호전 가능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