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설치가 확정(국제신문 8일 자 1면 보도)되면서 지역 탈핵단체가 “사실상 영구처분장을 만든 것이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고리원전. 국제신문 DB

8일 탈핵부산시민연대는 성명을 내고 고리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건설안을 의결한 한수원을 규탄했다. 지난 7일 한수원 이사회에서 의결된 이 안의 골자는 고리원전(고리 2·3·4호기, 신고리 1·2호기) 가동 과정에서 나오는 사용 후 핵연료를 ‘고준위 방사선 핵폐기물 영구처분장’ 설립 전까지 보관할 수 있도록 2030년 안에 부지 내 건식 저장시설을 완공하는 것이다. 경수로 첫 건식저장시설이 고리원전 부지 내에 건설되는 것이다.

탈핵연대는 이번 의결이 절차적으로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애초 건설안은 지난해 10월 처음 추진됐다가 한수원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멈췄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를 위한 특별법 또한 국회에 계류 중이다. 탈핵연대는 “부산시민의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의사 수렴 과정이 전혀 없었다. 이 결정과 과정은 무효이며 부산시민은 인정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고리의 건식저장시설은 사실상 영구처분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고리원자력발전소의 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폐기물) 발생량은 6901다발로, 포화율 85.9%이다. 2031년에 한빛 원전과 함께 100% 포화가 예상된다. 이들은 “한수원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간저장 및 영구 저장시설이 건설되면 건식 저장시설의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한다고 하지만, 40년 동안 시도조차 되지 못했던 영구처분장 건설이 요원한 것으로 볼 때 영구화될 수밖에 없고, 반출하겠다는 것은 거짓이거나 부산시민을 기만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탈학연대는 건식저장시설의 안전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탈핵연대는 “부산시에서는 2021년 12월 ‘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 원전 소재 광역지자체 행정협의회에서 지역주민의 충분한 의견수렴 및 동의 절차가 없으면 반대한다는 공동건의서를 낸 바 있다. 또한 지난 3일에도 고준위 방폐물과 관련하여 주민 수용성이 전제돼야 함을 강조한 바 있다. 부산시는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행정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