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근거 없고 나쁜 관례” 비판

2018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사라졌던 기초지자체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이 슬그머니 재개되면서 ‘과도한 의전 부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지역 16개 기초지자체 중 부단체장을 위한 관용차를 운영하고 있는 기관은 모두 12곳이다. 이 중 업무 목적 외에도 출·퇴근과 같은 사적 업무에도 차량을 지원하는 곳이 8곳이다. 부산 서·남·동래·해운대·사상·사하·강서구와 기장군이다.

부단체장 전용 차량 자체는 각 지자체의 공용차량 관리 규정에 따라 편성이 가능하나 출·퇴근 등과 같은 용도는 지침에 없다. 부단체장과 같은 3·4급인 부산시 국·과장급 공무원에게는 출·퇴근용 의전이 제공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기초지자체 부단체장이 출·퇴근용 차량을 지원받는 건 과도한 관례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2018년 10월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가 출·퇴근 의전 폐지를 촉구하면서 대부분 기초지자체가 부단체장 관용 차량의 출·퇴근 의전 제공을 중단했고, 당시 사하구를 제외한 모든 지자체가 업무용으로만 관용 차량을 지원하게 됐다. 하지만 2년여가 흐른 2020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출·퇴근 업무에 차량을 투입하면서 현재 12곳으로 늘어났다.

2020년 11월부터 의전을 부활한 서구는 ‘코로나19로 인한 긴급 영상회의 등 조기 출근 필요성’이 이유였고, 남구는 2021년 12월 의전을 재개하면서 ‘직급보조비에서 20만 원을 감액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9월부터 의전을 살린 강서구는 ‘즉각적인 현장 시찰 등에 필요하다’고 답했다.

일선 공무원은 “노조와의 약속으로 의전을 없앤 지 몇 해 지나지 않아 부활한 것은 나쁜 관례라고 본다”며 “부단체장은 오후 6시 이후에 행사에 참여할 일도 적다. 출·퇴근용 의전이 필요하다는 말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