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무쟁의로 타결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한 것은 9년 만이며, 해를 넘기지 않고 타결한 것은 7년 만이다.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지난 18일 1차 잠정합의안을 놓고 벌인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 용지를 개표하는 모습. 국제신문 자료사진

현대중공업 노조는 15일 전체 조합원(6660명)을 대상으로 2022년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6179명(92.78%)이 투표해 3551명(57.47%)이 찬성해 가결했다. 2차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8만 원(호봉승급분 포함)과 지역·복지 수당 2만 원 인상, 격려금 350만 원 및 상품권 50만 원 지급 등을 담고 있다. 또 연간 치과 보철료 50만 원 지원, 배우자 종합검진 비용 100% 지원 등도 포함했다. 정년퇴직 생산기술직 대상 기간제 채용 인원 확대에도 합의했다.

노사는 지난 7월 상견례를 한 후 5개월여 만인 지난 6일 첫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으나 조합원 찬반투표를 넘지 못했다. 당시 찬성이 49.94%로 반대(49.69%)보다 많았지만, 과반이 되지 않았다. 노사는 부결 닷새만인 지난 13일 상품권 지급액과 의료혜택을 확대한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고, 이번엔 통과되면서 교섭을 마무리했다.

이 회사 노사가 임단협을 파업 없이 타결한 것은 2013년 이후 9년, 해를 넘기지 않고 끝낸 것은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특히 올해는 현대중공업 창립 50주년으로 노사 모두 무쟁의·연내 타결 의지가 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교섭 타결을 계기로 모든 임직원 마음을 모아 100년 기업을 향해 힘차게 나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노조와 공동파업을 계획했으나 교섭이 급물살을 타면서 실제 파업을 하지는 않았다. 그룹 조선 3사 중 ‘큰형’ 격인 현대중공업 노사 교섭이 끝나면서 현대미포조선(조합원 1900여 명)과 현대삼호중공업(조합원 2100여 명) 교섭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