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원회(진화위)가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을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로 인정하면서 지역에서도 국가배상 청구 소송이 줄을 잇는다.

형제복지원 옛모습. 국제신문 DB

법무법인 대한중앙은 지난달 24일 김대우(51) 씨 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부산지법에 접수했다고 5일 밝혔다. 청구액은 1명당 6000만 원씩 모두 2억4000만 원이다. 이들 4명은 지난 8월 2기 진화위가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로 인정한 191명에 포함된다. 김 씨는 초등학교 3학년이던 1981년부터 형제복지원 입소와 출소를 세 차례나 반복했다. 입소는 모두 경찰에 의해 이뤄졌다. 형제복지원 후유증으로 다리 괴사 등의 피해를 입었다. 나머지 3명 역시 가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형제복지원에 입소 당해 1~6년간 강제 노역, 상습 폭행, 성폭력 등의 피해를 입었다. 김 씨는 “배워야 할 시기에 배우지 못했고 형제복지원 입소자라는 딱지 때문에 사회로부터 배척받아 지금까지 어렵게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피해자 제정화(65) 씨 역시 같은 날 5억 원 규모의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형제복지원 사건뿐만 아니라 삼청교육대 입소로 인한 피해 배상 청구도 포함했다. 1979년 부마항쟁 시민 가두행진에 참여했다가 구류 15일을 선고받은 제 씨는 이듬해 집으로 들이닥친 경찰에 의해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다. 1983년에도 경찰에 의해 형제복지원에 강제 입소해 피해를 입었다. 지금까지 진행된 형제복지원 관련 국가 상대 손배소는 모두 3건이다. 앞선 소송은 모두 서울에서 이뤄졌으며 부산에서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형제복지원 피해자를 위한 대규모 손배소를 예고했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국제신문 지난달 17일 8면 보도)도 6일 단체 소송을 제기하고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피해자 72명이 참여하는 이 소송은 부산(40명), 서울(32명)에서 나뉘어 열린다. 정확한 청구금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참여 인원을 보면 지금까지 제기된 손배소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