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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칼럼] ‘100년 관측소’에 쌓인 기후변화의 증거

  • 유희동 기상청장
  •  |   입력 : 2022-09-24 09: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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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해 강력한 폭염이 더 자주 발생하면서 미래에는 강하고 빈번한 폭염이 일상(normal)이 될 것이다.”

올여름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서부지역의 한 마을에서 폭염으로 맹렬한 산불이 발생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월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의 경고다. 올해 유럽은 폭염으로 곤욕을 치렀다. 30도 넘는 무더위로 인해 산불·가뭄은 물론 온열질환 사망자가 증가했다. 곡물 가격은 상승하고 에너지 수급은 악화됐다.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려면 과거 기후를 이해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여기에 기초가 되는 정보가 곳이 바로 ‘기상관측자료’이다.

세계기상기구는 기후변화를 연구하고자 ‘100년 관측소’를 선정하고 있다. 세계 1만3000여 곳의 기상관측소 가운데 ▷100년 이상 관측 수행 ▷기상관측 공백기 10년 미만 ▷지속적인 데이터 품질 관리처럼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야 선정된다.

2017년 5월에는 부산과 서울의 기상관측소 2곳이 ‘100년 관측소’로 지정됐다. 1904년 임시기상측후소로 출발한 부산기상관측소는 1934년 대청동으로 이전해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날씨 데이터를 축적 중이다.

100년 이상 기록된 기상관측자료를 통해 부산의 기후변화 근거를 살펴보자. 부산의 연평균기온은 과거 30년(1905~1930년)은 13.4도였으나 최근 30년(1991~2020년)은 15도로 1.6도 상승했다. 여름의 길이도 변하고 있다. 기상학적으로 정의하는 여름은 하루 평균기온이 20도 이상 유지되는 기간을 말한다. 과거 30년 여름 길이는 98일이었는데 최근 30년은 121일로 무려 23일 더 길어졌다. 이러한 계절의 변화는 인간과 동·식물의 삶의 방식에 근본적인 영향을 준다. 생태계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기후변화는 기온상승과 여름 길이의 변화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최근 다양한 기후요소 중 강수 통곗값이 눈에 띄게 변하고 있다. 전반적인 강수 경향을 보면 1년 동안 비가 내리는 날은 줄어들었는데 강수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1회당 내리는 비의 양이 점차 많아지면서 집중호우가 증가하는 있는 것이다. 부산의 강수량을 살펴보면 과거 30년 동안 내린 비의 양은 평균 1426.4mm였다. 반면 최근 30년 강수량은 1576.7mm로 10.5%가 증가했다. 두 값의 강수량 차는 150.3mm에 달한다. 이는 최근 30년 부산 겨울철 강수량 (117.6mm)보다 많은 양이다.

비가 내린 날은 과거 30년은 105.7일에서 최근 30년은 99일로 6.3% 감소했다. 계절별로 살펴보면 봄·여름·겨울은 10% 이내의 감소 폭을 보인 반면 가을은 17%로 크게 줄었다. 하루 동안 80mm 이상의 강수가 내리는 호우일수는 과거 30년보다 최근 30년 새 20% 증가하여 연평균 3.6일로 나타났다.

앞으로 기후변화 속도는 빨라질 것이다. 기온이나 계절·강수 경향 이외에도 다양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다가올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과학적 정보의 생산은 기상관측소로부터 시작된다. 부산기상관측소는 기상관측 현장을 경험함과 함께 기후변화 과학을 배울 수 있는‘대청큰마루터 기상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 두 곳뿐인 100년 관측소를 방문해 과거·현재·미래의 기후변화 흐름을 살펴보고 발자취를 남겨보길 바란다.

부산 기상관측소 전경. 부산 중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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