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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사는 서민 돕는 길잡이…신뢰 높이기 나설 것”

최철이 부산법무사회 회장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2-07-26 18:44:16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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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따리 사무장’ 등 위법행위 차단
- 성년후견인제도 등 새 영역 진출도

“법무사는 법 영역의 최전방에서 서민을 돕습니다. 앞으로도 부담 없이 법무사를 찾을 수 있게 품위와 신뢰를 높이겠습니다.”

최철이 부산법무사회장이 법무사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철이(67) 신임 부산법무사회장의 포부다. 지난 5월 취임한 최 회장은 앞으로 3년간 부산지역 법무사(회원 523명)의 권익 보호와 품위 향상을 총괄한다. 그는 1992년 제1회 시험에 합격해 법무사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덕분에 부산법무사회 최초의 시험 출신 회장이란 이력도 갖게 됐다. 부산 법무사의 75%는 법원·검찰 출신이다.

26일 만난 최 회장은 법무사를 ‘서민이 법률적 곤경에서 빠져나오도록 앞장서 이끄는 길 안내원’으로 정의했다. 그가 소개한 일화에서 이 말의 의미가 잘 드러난다. 1994년 러시아는 연안국을 상대로 명태잡이 어선 쿼터를 시행했다. 조업량이 크게 떨어지니 선박 다수가 경매에 부쳐졌다. 선원들도 임금을 못 받아 선박에 채권을 신청한 상태였다. 당시 울산의 선원들을 상대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여성이 있었는데, 밤 늦게까지 술과 라면 등을 판 돈 800만 원 정도가 외상으로 달려 있었다. 선원들도 임금을 못 받는 처지에 밀린 돈을 받을 길이 없었다. 최 회장은 이런 사정을 법원에 호소했고, 제1순위 저당권자인 은행의 동의를 받아 채권 순위에 우선해 외상값을 받을 수 있었다. “어려운 상황에 빠진 서민이 부담 없이 찾아와 고충을 풀 수 있는 대상이 바로 법무사입니다. 일의 보람도 여기에서 나옵니다.”

법무사 업계가 굳건할수록 그 혜택을 보는 서민도 많아진다. 그러나 법무사 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상당히 위축됐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회원들이 수임한 사건은 모두 12만3893건이다. 그런데 올해 같은 기간 들어온 사건은 9만4850건으로 23.4% 감소했다. 실물 경기 침체와 여러 부동산 거래 규제 정책으로 등기 건이 급감한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법무사의 영역으로 여겨진 각종 등기 업무를 변호사 사무실 등에서 맡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변호사 명의를 빌려 위법하게 사건을 수임하는 이른바 ‘보따리 영업사무장’도 적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법무사 사무실 중에서는 수수료를 과하게 깎거나 다른 사무실의 사건을 돈을 주고 가로채는 부당행위를 일삼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최 회장은 “법무사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부당행위를 뿌리 뽑는 데 집중하겠다”며 “법무사업계를 공멸 위기로 내모는 부조리 행위에도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외부 문제 해결 못지않게 최 회장은 법무사의 품위와 명예 향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법무사들 스스로 새로운 업무 영역을 개척하거나 신뢰를 깎는 일을 줄인다는 각오로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법무사 권익 수호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자격대리인의 등기의무자 확인에 따른 자필서명’ 규정(법무사 등이 등기 의무자에게 부동산 등기 관련 변동사항을 직접 확인하는 제도) 철저히 시행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법무사에게 일을 맡겨도 안전하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성년 후견인 제도 등 역할이 커지는 영역에도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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