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울산에서 8살 아이를 문 개의 안락사 처분 요청을 보류했다.

17일 울산 울주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압수품인 사고견을 폐기 처분(살처분)하도록 해달라고 울산지검에 지휘를 요청했다. 검찰은 보완수사 지휘를 했다. 아직 압수물(사고견) 폐기요건을 갖췄다고 판단할 수 없다는 의미다.

검찰은 또 ‘탐문 등 보완 수사를 통해 사고견이 보관 자체가 대단히 위험한 물건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간접자료를 추가로 확보한 뒤 압수물 폐기 여부를 다시 검토해 달라’고 경찰에 회신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1시 20분께 울주군의 한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던 개가 8살 A군을 물었다. 당시 장면이 촬영된 CC TV 영상을 보면 사고견은 가방을 메고 하교하던 A 군에게 갑자기 달려든다.

지난 11일 개를 피해 도망가는 아이 모습. 보배드림 게시물 캡처

필사적으로 도망가던 A 군은 개에게 물려 넘어졌다. 개는 아이를 2분 넘게 공격한다. 마침 택배기사가 손수레를 휘둘러 개를 쫓아내지 않았다면 더 큰 사고가 날 뻔했다. A 군은 봉합수술을 받고 입원 치료 중이다.

검찰은 헌법재판소가 ‘압수물은 피압수자의 기본권에 중대한 제약을 가져오므로 엄격히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만큼 사고견의 안락사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형사소송법이 규정하는 ‘위험 발생의 염려가 있는 압수물’은 ‘폭발물·유독물질 같이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재산에 위해를 줄 수 있는 물건이다. 최종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보관하기 매우 곤란한 압수물이 해당된다.

검찰은 이러한 해석 기준에 근거할 때 사고견이 비록 사람을 물어 중한 상해를 야기했더라도 위험 발생 염려가 있는 압수물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라고 본 것이다.

경찰은 사고견의 공격성을 고려할 대 안락사 처분이 필요하다고 보고 보강 수사를 진행해 폐기처분 재지휘를 받을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영상을 보면 사고견은 맹수가 먹잇감을 사냥하는 것처럼 집요하게 아이를 공격한다”며 안락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또 견주인 70대 B 씨를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