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19일 광도천 일대서 수국축제
- 가을꽃 심어 사계절꽃길 조성 계획

“수국 향 가득한 통영 광도천으로 오세요.”

한수식 사단법인 빛과 길 이사장이 수국축제 준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경남 통영시 광도면에 있는 하천인 광도천 일대는 이 시기면 수국 천지로 장관을 이룬다. 광도천 총연장 5㎞ 구간 중 덕포교를 중심으로 한 2㎞ 구간이 ‘수국 거리’다. 이곳에서 오는 18, 19일 이틀간 ‘광도빛길 수국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6회째다.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 영향으로 온라인 중심으로 열어 사실상 3년 만에 열리는 셈이다. 축제를 앞두고 이미 수국 거리를 찾은 탐방객은 눈길 가는 곳마다 지천으로 깔린 수국 향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수국축제를 주관하는 사단법인 ‘빛과 길’의 한수식(61) 이사장은 14일 “시민과 관광객이 광도천을 찾아 수국의 향연을 즐기며 행복해하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빛과 길 회원들은 수국 축제의 막바지 준비로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수국 거리는 광도면 출신으로 구성된 순수 봉사단체인 ‘빛과 길’이 정성을 다해 조성했다. 30여 명의 회원을 주축으로 2016년 결성돼 지금까지 땅을 파 수국을 심고 거름을 주며 사랑으로 가꿨다.

원래 수국 거리는 벚나무가 주였다. 매년 4월이면 화사한 벚꽃이 관광객을 맞았다. 어느 날 몇몇 주민은 ‘벚꽃이 진 뒤 다른 꽃이 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했다. 당시 부임한 광도면장이 수국을 제안했고 곧 실행으로 옮겨졌다. 그렇게 ‘빛과 길’은 결성됐다. ‘빛과 길’이란 이름은 ‘광도(光道)면’ 명칭에서 그대로 따왔다.

수국 수천 송이를 심고 다음 해인 2017년에 첫 수국축제를 개최했다. 호응은 대단했다. 광도천의 아름다운 하천 길을 따라 활짝 핀 수국을 보는 것은 그 자체가 ‘힐링’이었다. 수국을 더 심어 가꾸고, 포토존과 쉼터도 만들었다. 광도천 정화 작업도 꾸준히 펼쳐 하천물은 더욱 맑아졌다. 덕분에 매년 이곳을 찾는 탐방객이 늘어나 이제는 통영을 대표하는 작은 마을축제로 성장했고, 수국은 광도면의 꽃으로 지정됐다.

한 이사장은 “광도천 2㎞ 구간의 수국 거리에는 회원들이 수년간 흘린 땀과 정성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며 “지역 사랑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뿌듯해했다. ‘빛과 길’은 이 같은 공로로 지난해 경남도로부터 ‘푸른경남상’을 받았다. 올해 축제는 수국 거리를 따라 50여 개의 부스를 세워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곳에서 지역 특산품과 기념품 판매, 수국 전시·판매도 한다. ‘빛길 음악회’를 개최하고 지역예술단체 공연과 시민노래자랑, 수국빛길 어린이 사생대회도 연다.

‘빛과 길’은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 수국 거리를 광도천 전체 구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하천의 한쪽에만 있는 인도를 양쪽으로 확장하고 길 너비도 지금보다 더 넓힐 계획이다. 또 가을꽃인 구절초를 심사시사철 꽃들이 활짝 핀 꽃길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한 이사장은 “하천과 꽃이 어우러진 왕복 10㎞ 구간을 도내에서 가장 걷기 좋은 길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한 이사장은 광도초등학교 동창회 사무국장과 광도면체육회 사무국장을 수년간 지내면서 고향 마을의 궂은일을 도맡아 왔다. 앞으로도 광도면 봉사인으로 영원히 남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