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 그룹 소속 조선 3사 노조가 올해 임단협을 공동 추진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9일 발행된 소식지에서 “2022년 단체교섭을 새로운 방식인 공동 교섭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선 3사 노조 대표들은 지난 3∼4일 울산에서 간부 수련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확정했다.

현대중공업 노사 교섭 상견례 장면. 현대중공업 제공

이에 따라 노조는 올해부터 임단협 공동 요구안을 마련하고 각사 대표가 아닌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HD현대 또는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에 이달 말 전달할 예정이다.

공동 교섭은 그동안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호중공업 각 회사 노사가 따로 임금 및 단체협상에 관해 논의하던 것을 한자리에 모여 논의하자는 취지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3사 임금 인상 규모를 통일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들 3사 임금 인상 규모는 매년 교섭 때마다 서로 비교 되면서 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에 영향을 줬다. 특히, 임금협상의 경우 타결된 이후에도 각사 조합원들마다 ‘더 받았다’, ‘덜 받았다’라는 말이 나와 집행부에 상당한 부담이 됐다.

실제 2021년 교섭 결과를 보면 올해 1월 타결한 현대미포조선은 기본급 4만 원, 2월 타결한 삼호중공업은 7만1000원, 지난달 타결한 현대중공업 7만8000원 인상으로 차이가 난다. 먼저 타결한 쪽이 손해를 보는 느낌을 갖는다.

이런 상황에 대해 노조는 사업장별 자율권이 없다 보니 교섭이 파행을 겪는 일이 허다하고, 특히 모기업격인 현대중공업 눈치 보기로 인해 교섭 장기화, 노사 갈등, 노노 갈등이 심화되는 현상이 반복돼 왔다고 본다.

문제는 노조의 공동 교섭 추진을 사측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사별 매출과 이익 규모, 직원 수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올해 단체교섭은 3개 노조가 단결해 효율성을 높이고 노사 간 불필요한 소모전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다”며 “공동 교섭을 통해 같은 업종에 있으면서도 차이가 나는 노동 조건을 상향 평준화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