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벌리티의 자회사인 두산메카텍의 노조원이 3일 오전 경기 분당 두산타워 앞에서 헐값 매각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 제공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가 완전자회사인 ㈜두산메카텍을 경남 창원 지역업체인 범한산업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두산메카텍 임직원과 노조에도 아무런 언급 없이 진행돼 임직원과 노조가 공장 근무 거부를 예고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무직원으로 구성된 두산메카텍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3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본사 앞에서 졸속 매각을 반대하는 펼침막을 들고 있다. 금속노조 제공

3일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3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범한산업-메티스톤에퀴티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두산메카텍을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했으며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매각 금액은 1000억 원대 초반으로 매각 실무는 독립 자문사인 BDA파트너스가 맡았다. 두산메카텍은 화학공업기기를 제조하는 업체로, 지난해 매출 2941억 원, 영업이익 111억 원을 거뒀으며 임직원 수는 300명가량이다.

범한산업은 1990년 설립돼 해군용·선박용·발전플랜트 및 항공우주 분야 초고압 공기압축기 생산을 주력으로 하며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60억 원, 영업이익 87억 원을 거뒀다.

전국금속노조 두산메카텍지회와 사무직으로 구성된 사무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두산메카텍 본사 앞에서 노조원과 사무비상대책위원회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졸속 매각 철회 촉구 결의대회’를 가졌다.

두산메카텍 노조와 비대위는 규탄 성명서를 내고 “갑작스럽게 언론 기사를 통해 회사가 팔린다는 소식을 들은 지 며칠이 지났지만 사측의 아무런 설명도 공식적인 입장조차 없다. 그간 두산메카텍 임직원의 희생에 대한 대가가 ‘졸속 매각’이라는 데 깊은 분노와 유감을 금할 수 없다”며 사측을 비판했다. 이어 “이번 매각 과정이 이리도 극비리에 진행된 것은 투명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메카텍 임직원은 이번 매각사태를 철저히 반대하며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저지, 투쟁할 것이다”고 천명했다.

이들은 이날 메카텍 전 직원의 목소리를 담은 매각 반대 의결서를 그룹 전 경영진에 전달하고 오후부터 성산구 신촌동 1공장과 대원동 2공장 등 모든 공장 근무를 거부하기로 했다. 또 매일 아침 창원 본사 앞과 두산에너빌리티 서울사무소가 있는 경기 분당 두산타워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기로 했다.

금속노조 오봉원 두산메카텍지회장은 “매각 소식이 전해진 후 주요 고객사로부터 매각이 현실화되면 향후 발주를 지양하고 현재 계약도 취소하겠다는 소식이 연이어 들리고 있다”며 “임직원의 매각 반대 의견이 수용되지 않으면 향후 더 강력한 법적, 물리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두산에너빌리티 대외협력팀 관계자는 “매각 관련해서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