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표준지공시지가가 공개된 가운데 주요 상권인 서면과 남포동에서 골목별 땅값 변동이 일어났다. 인근 상인과 전문가는 땅값 변동의 원인으로 ‘교통’을 1순위로 꼽았다.

부산지역 주요 상권인 서면과 남포동에서 각각 최고 표준지공시지가를 기록한 동보빌딩(왼쪽)과 T스토어 주변. 김민훈 기자

3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부산지역 주요 상권인 서면·남포동 표준지공시지가가 가장 높은 곳은 각각 동보빌딩과 T스토어로 나타났다. 표준지공시지가는 매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조사·평가하여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시하는 표준지의 단위 면적(1㎡) 당 적정가격으로 토지 관련 국세, 지방세 등 과세자료와 복지 분야 기초자료 등으로 활용된다.

서면 동보빌딩(부산진구 부전동 165-2번지)은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지켰다. ‘부동의 1위’를 자랑했던 금강제화는 지난해 갑작스럽게 왕좌에서 물러난 뒤 1위 탈환에 실패했다.

최근 3년간 지가를 살펴보면 2020년과 2021년 사이 변동 폭이 가장 컸다. 동보빌딩은 ▷2020년 3220만 원 ▷2021년 4515만 원 ▷2022년 4725만 원으로 2020년과 2021년 1년 새 40.2%가 오른 반면, 금강제화는 ▷2020년 4300만 원 ▷2021년 4465만 원 ▷2022년 4630만 원으로 같은 기간 3.8% 상승에 그쳤다. 지난 1년 사이에도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오히려 더 벌어졌다.

금강제화와 동보빌딩은 각각 중앙대로를 마주 보고있는 서면1번가와 서면2번가를 상징하는 곳으로 이번 결과가 주 골목상권 이동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인근 상인들은 BRT 개통이 지가 변동에 영향을 줬다고 풀이했다. 2019년 12월 동래~서면 BRT 구간이 생기면서 동보빌딩 바로 앞에 횡단보도가 생겼고, 이에 따라 유동 인구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전포카페거리 문정호 상인회장은 “청년이 주로 가는 술집 클럽 등이 서면2번가에 많고, BRT 개통 이후 유동 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게 맨눈으로도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그런데 서면1번가는 BRT가 생긴 이후 유동 인구가 상대적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강제화와 쥬디스태화 앞 주변에는 횡단보도가 없었고, 취재가 이뤄진 2일 오후 7시에도 유동 인구도 없어 한산한 분위기를 보였다.

남포동은 올해 최고 땅값 주인공이 구 비엔씨(창선동 1가 26번지)에서 T스토어(남포동3가 3-1번지)로 바뀌었다. T스토어는 지난해 4165만 에서 4310만 원으로 오른 반면, 구 비엔씨는 4235만 원으로 유지하면서 순위가 뒤바꼈다. T스토어와 구 비엔씨가 각각 BIFF광장과 광복로를 상징하는 만큼 남포동도 메인 골목상권이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다.

인근 상인들은 매출로 체감하고 있다. 이용준 BIFF상인회장은 “코로나 여파로 국제시장을 비롯한 남포동 일대 대부분 상권이 죽었다. 그런데도 BIFF 광장은 도시철도 1호선 남포동역 인근에 있어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했다. 최근 BIFF 광장은 매출이 회복되는 추세지만, 광복로는 여전히 빈 상점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지가를 산정할 때 교통이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감정평가사 A 씨는 “상권 유동 인구에 변동이 생기면 시세에 영향을 준다. 유동 인구 증감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교통 접근성을 가장 큰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