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구에 갑자기 생겨난 일방통행 도로가 논란이다. 상인은 상권이 위축된다며 반발하는 반면 지자체는 “이미 결정된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방통행로로 지정된 수영로 510번길 일대. 최혁규 기자

부산 수영구는 27일 수영로 510번길 일대(수영로510→수영로510번길 48) 235ｍ를 일방통행 도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구는 이 일대 교통 혼잡을 토로하는 민원이 잦자 주민을 대상으로 일방통행 도로 전환을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전체의 77%가 찬성 의견을 냈고, 이에 구는 지난 18일부터 양방향 통행이 가능하던 길을 일방통행으로 바꿨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이곳 상인이 반발한다. 코로나19로 상권이 위축된 상황에서 뜬금없이 일방통행로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권혁준(32) 씨는 “일방통행으로 지정된 후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줄었다. 코로나19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엎친데 덮친 격”이라며 “매출이 50% 가까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배상훈(30) 씨도 “일 매출이 30~50% 줄었다. 개점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기대하던 매출이 나오지 않아 힘들다”고 토로했다.

상인은 일방통행 지정을 당분간 보류해달라는 입장을 지자체와 경찰에 전달했다. 그러나 지자체는 주민 갈등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난색을 나타냈다. 주민설문조사와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 등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수영구 관계자는 “이미 정해진 사안을 번복하기 위해 다시 투표를 하는 것은 앞서 찬성을 표시한 주민 의견을 무시한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상인 남윤희(여·59) 씨는 “찬성표를 던졌던 주민 중에는 일방통행 설정으로 인한 상권 위축을 이해하지 못하고 동의한 사람이 많다. 최대한 많은 주민 동의를 받아 다시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