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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산역에 가면 미세먼지측정기 바로 옆에 공기청정기

시민 "공기질 좋은 곳에서 미세먼지 측정하는 게 무슨 의미" 질타

남산역 감전역 구남역 만덕역 금사역 등 부산 총 9곳에 근접 설치

환경부 매뉴얼에 1m 이상 떨어져야 함에도..."소화전 피하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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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통공사가 도시철도 역사 내 미세먼지측정기 옆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시민은 “공기청정기 바로 옆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하면 당연히 결과가 좋지 않겠나”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부산 연산역 3호선(수영 방면) 승강장 벽면에 미세먼지측정기와 공기청정기가 나란히 설치돼 있다. 미세먼지 측정 결과가 ‘좋음’ 상태로 표시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okje.co.kr
7일 도시철도 3호선 연산역 승강장에는 공기청정기가 실내온도 16도 강풍으로 설정돼 선선한 바람을 내뿜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50㎝ 옆에는 미세먼지측정기가 설치돼 있었다. 깨끗한 공기가 뿜어져 나오는 바로 옆에서 공기질을 측정하고 있는 셈이다.

아니나 다를까 미세먼지측정기를 확인해 보니 1시간 평균 17㎍/㎥으로 초미세먼지농도 ‘좋음’을 기록했다. 지하역사 내 초미세먼지 기준은 PM-2.5 기준으로 50㎍/㎥(1㎥당 50 마이크로 미터 이하)다. ▷0~30까지는 좋음 ▷31~50까지는 보통 ▷50 이상은 나쁨이다.

시민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측정을 질타했다. 미세먼지 측정기가 공기청정기의 영향을 받아 도시철도 역사 내 공기질 모니터링의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장인 A 씨는 “가장 공기질이 좋은 곳 옆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볼 때마나 황당했다”며 “일부러 그랬다면 시민을 속이는 것이고, 모르고 했다면 상식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공기청정기 바로 옆에 미세먼지측정기가 설치된 곳은 이뿐만이 아니다. 부산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연산역과 유사한 곳이 8곳 더 있다. ▷1호선 남산역 ▷ 2호선 감전 구남 수영역 ▷ 3호선 만덕 사직 망미역 ▷ 4호선 금사역에도 미세먼지측정기 바로 옆 공기청정기가 설치돼 있다.

환경부 매뉴얼을 보면 ‘도시철도 내 미세먼지측정기와 공기청정기를 최대한 떨어뜨려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으며, 미세먼지측정기는 공기가 나오고 들어가는 배기구에서 적어도 1m 이상 떨어져야 한다고 돼 있다. 미세먼지측정기와 공기청정기 간의 간격을 규정한 기준은 없지만 환경부는 배기구 기준을 토대로 이격을 권고한다.

환경부 생활안전과 윤재웅 공업사무관은 “공기청정기 앞에는 이미 정화된 공기가 나와서 미세먼지 밀도가 낮을 수 있다. 정확한 측정값을 내기 위해 최대한 환경 변수가 적은 곳에 설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책임은 부산교통공사에게 있다. 보건환경연구원이 먼저 미세먼지측정기 설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보건환경연구원은 관련법 개정에 따라 2019년 8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미세먼지측정기 104대를 설치했다. 이후 미세먼지 수치가 공개되자 부산교통공사는 공기 정화를 목적으로 2020년 4월부터 총 700대의 공기청정기를 설치했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교통공사가 공기청정기를 설치할 때 우리 보건환경연구원과 위치 문제를 협의하지 않았다. 환경부가 지침을 토대로 지난 2월부터 공기청정기 이격을 교통공사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부산교통공사 전기기계설비처 김성협 과장은 “소화전 비상 휴대용 조명 등 법적 시설물을 피해 설치하다 보니 미세먼지 측정기와 가깝게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위치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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