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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참전용사 유가족, 남구 빼빼로에 감동한 사연

호주 거주 참전용사 조카 남구청장에 편지, 추모선물세트에 감사 인사

박재범 남구청장에 "부산 방문하면 만나고 싶어...호주 온다면 식사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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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은 한국전쟁 당시 위기에 놓인 한국을 돕고 싶어 했다. 이런 삼촌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대한민국 국민에 겸허한 마음이 든다.”

지난 17일 부산 남구청장실에 호주 빅토리아주 파켄햄에 사는 잭 니콜슨 씨의 편지가 도착했다. 니콜슨 씨는 한국전쟁 유엔군 참전용사이자 호주 군인이었던 ‘존 잭 윌리엄 니콜슨’의 조카다. 지난달 11일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턴 투워드 부산’을 기념해 부산 남구와 롯데제과가 협업해 제작한 과자 빼빼로와, 남구가 유엔기념공원 조성 70주년을 기념해 만든 남구신문 영문특별판 등으로 구성된 남구의 추모 선물세트를 받은 니콜슨 씨가 감동해 박재범 남구청장에게 직접 편지를 쓴 것. 이 편지는 애초 유엔기념공원 측에 메일로 보내졌고, 이후 남구로 전해지면서 한 달이 지나서야 도착했다. 남구는 니콜슨 씨뿐만 아니라 호주 등 3개국 400명의 한국전쟁 유엔군 참전용사와 유가족에게 추모 선물세트를 전달했다.

부산 남구청장에게 감사 편지를 쓴 잭 니콜슨(왼쪽) 씨와 그의 딸. 남구 제공
니콜슨 씨는 편지에서 삼촌과의 일화를 소개하고 70여 년이 넘는 세월 삼촌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한국에 감사를 표했다. 존 잭 윌리엄 니콜슨은 유엔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경기 가평군 야산에서 야간 정찰 중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부대원과 떨어져 있었는데 중공군의 대규모 공습이 벌어졌고 이곳에서 실종 처리됐다. 결국 1953년 5월 전사 처리됐다.

니콜슨 씨는 “할머니가 1997년 돌아가셨는데 삼촌이 꼭 돌아오리라는 희망을 한 번도 접은 적이 없었다”며 “삼촌이 조금 건들건들해도 위기에 놓인 한국을 꼭 돕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이어 “빼빼로 선물 상자가 도착했는데, 잠시 일이 있어 나간 사이 우리 집 강아지가 빼빼로 과자를 몽땅 다 먹어 버려 초콜릿 중독에 걸리지 않게 병원에 데려가 토하게 하기도 했다”며 선물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한국전쟁 유엔군 참전용사 존 잭 윌리엄 니콜슨. 남구 제공
부산을 다시 꼭 찾고 싶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했다. 니콜슨 씨는 2018년 딸과 함께 한국전쟁 참전용사 재방한 프로그램을 통해 턴투워드 부산 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유엔기념공원 추모명비에서 삼촌의 이름을 발견하고 눈물을 삼켰다. 니콜슨 씨는 “부산을 다시 방문하면 선물을 보내준 구청장에게 꼭 고마움을 전하고 식사라도 함께하고 싶다”며 “만약 호주에 온다면 꼭 연락해달라. 식사에 초대하고 투어 안내를 해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편지를 읽은 박 구청장은 “조카의 애틋함과 감사함에 가슴이 뭉클해졌다”며 “전 세계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한 분씩 꼭 챙길 것이다”고 말했다. 또 “강아지가 먹은 빼빼로 선물을 다시 니콜슨 씨에게 보낼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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