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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유흥업 도와달라” 주류업체 속여 거액 편취

유관단체 회장과 부산 지회장, 코로나 영업난 명분 2억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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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회 공금도 사적 탕진 혐의
- 검찰, 최근 2명 불구속 기소
- 지회장 “공금횡령은 오해” 주장

유흥업 관련 단체 회장과 부산지회장이 주류업계로부터 돈을 가로채고 금액 일부를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회원들은 코로나19 탓에 2년 가까이 제대로 영업하지 못했는데 단체 간부들은 이를 빌미로 횡령을 저질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부산지방검찰청 전경. 국제신문 DB
30일 유흥업계에 따르면 부산지검은 최근 사기·업무상횡령 및 방조 등의 혐의로 H회 A(68) 회장과 B(59) 부산지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발단은 2019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B 지회장은 주류 수입·유통업체인 C 사가 주류 공급가를 구매한 양에 따라 업소별로 달리 책정한다는 이유로 C 사에 대한 불매 운동을 계획하는 등 격렬하게 항의했다. 매출 부진을 우려한 C 사는 A 회장과 B 지회장과 식사 자리를 갖고 관계 회복에 애를 썼다.

이날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C 사로부터 돈을 받아내기로 마음 먹었다. A 회장은 지난해 1월 대전충남지회의 사무실에서 B 지회장의 소개로 C 사 대표 등을 만나 “회원들이 코로나19로 너무 어려우니 도와달라. 회원 교육비를 지원해 달라”며 금품을 요구했다. 중앙회 운영 및 회원을 위한 지원금이 필요한 것처럼 속여 교육비 명목의 돈을 받아내기로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주류 공급처를 꽉 쥐고 있는 A 회장의 부탁을 내칠 수 없었던 C 사는 그의 말대로 지원금을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양측의 말이 맞춰지면서 A 회장은 지난해 2월 B 지회장에게 교육비 지원금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중앙회 명의로 작성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B 지회장은 C 사로부터 2억 원을 받았고, 이를 A 회장의 개인 계좌로 부쳤다. B 지회장은 받아낸 2억 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금액 대부분을 C 사로 돌려보냈다.

이 과정에서 B 지회장은 부산지회의 공금을 횡령하기도 했다. 당시 부산지회는 2018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중앙회에 납부해야 할 회비 5590만 원을 미납했다. 그런데 B 씨는 “3000만 원에 미납금을 청산하기로 했다”며 직원들을 속인 뒤 부산지회 회비를 A 회장의 개인 계좌로 보내게 했다. 이 돈은 고스란히 다시 B 지회장에게 돌아갔고, B 지회장은 대부분 사적인 용도로 탕진했다.

또 B 지회장은 코로나19로 주류업체가 회원에게 기부한 위생용 마이크 덮개 300만 원 상당을 마치 부산지회 예산으로 산 것처럼 거래명세표를 꾸미고는 협회 업무추진비로 돌려받기도 했다.

부산 유흥업계 관계자는 “우리는 코로나19 탓에 제대로 장사를 못 해 죽을 지경인데 조직 간부들은 뻔뻔한 거짓말로 업체의 돈을 뜯어낸 데다 회원들이 낸 공금을 횡령했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소 사실을 두고 B 지회장은 “A 회장에 대한 저인망식 수사에 내가 얽힌 것이다. A 회장에게 건넨 3000만 원은 사비로 빌려줬다가 돌려받은 돈인데, 지회 직원이 내 인감을 도용해 오해가 생겼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A 회장도 “2억 원을 받았다가 돌려줘서 문제 될 게 없다. 공모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1차 공판기일은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다.

박호걸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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