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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점심시간땐 ‘민원 셧다운’

내년 1월부터 12시~낮 1시…부산 지자체 첫 휴무제 도입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1-10-28 22: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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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청·9개 동주민센터 포함
- 노조 "공무원 쉴 권리 보장"
- 노인 등 민원인 불편 불가피

부산 중구가 지역 기초단체 중 처음으로 ‘공무원 점심시간 휴무제’를 시행한다. 여권 발급 등 무인민원발급기로는 할 수 없는 업무가 있는 데다, 전자기기에 익숙지 않은 노인이 많아 불편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구는 내년 1월 1일부터 점심시간 휴무제를 전면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중구청과 산하 9개 동주민센터 공무원은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1시간 동안 민원인 응대 업무를 멈추고 오롯이 점심식사와 휴식 시간을 갖는다. 점심시간 휴무제는 전국공무원노조가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보장 차원에서 전국에서 추진 중인 사안이다. 지난 20일에는 시범적으로 휴무제를 운용해 정식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제도 도입에 눈치를 보던 다른 지자체들도 중구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논의의 물꼬를 트게 됐다. 중구를 제외한 기초단체 8곳에서 휴무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A 기초단체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와 동시에 휴무제를 시작하려 했는데, 중구가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해 여러 구·군과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사 시간은 보장돼야 한다’는 제도의 취지에 공감하는 의견도 있지만, 주민의 혼선과 불편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휴무제가 도입되면 주민은 점심시간 때 무인민원발급기나 온라인으로 민원 일부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권 발급이나 인감 증명 같은 대표적인 민원이나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신청 같은 복잡한 업무는 발급기나 인터넷으로 처리가 안돼 점심시간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전자기기 사용이 서툰 노인에게는 간단한 민원 처리조차 큰 고역이 될 수 있다. 중구의 노인 인구 비율은 지난달 기준 27.3%로, 초고령사회(만 65세 이상 연령층 인구 비율 20% 이상) 기준을 훌쩍 넘어섰다. 또 직장인에게는 하루 중 짬을 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에 민원을 보지 못하는 불편이 생긴다. 지난 7월 이미 휴무제를 도입한 광주시 기초단체의 경우 무인민원발급기를 확대하고 민원별 안내자를 추가로 배치해 사각지대 해소에 나섰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B 기초단체의 공무원은 “민원 응대 직원은 일이 힘들지만, 평생 민원 업무만 보진 않는다. 공복으로서 국민을 위해 일부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교대 시간만 확보되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반면 노조 전태철 중구지부장은 “광주의 사례를 보면 주민이 큰 불편을 겪는 현상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동주민센터 직원은 결원이 생기면 오후 3시가 돼서야 밥을 먹는 상황이다”며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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