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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536> 수소와 탄소 : 인류의 문명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1-10-25 19:22:43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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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수소문명을 일으킬 수 있을까? 수소차 수소전지 수소관련주 수소환원제철 수소경제시대 등 수소에 대한 말이 많이 들리는 중이다. 수소혁명 책도 있다. 인공태양도 수소를 융합하는 것이다. 수소는 우주 구성 원소의 90% 이상을 이룬다. 물은 수소로 되어 있으니 무궁무진한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다면 화석연료가 고갈되더라도 에너지 걱정은 안해도 된다. 그러나 수소를 사용 가능 에너지로 만드는데 투입되는 비용이 산출되는 가치보다 높다면 수소문명은 요원하다. 당장 수소에너지를 사용해 수소차를 돌릴 수 있겠지만 에너지 효율이 낮다면 지속 가능한 에너지가 될 수 없다. 우주에 공짜는 없다. 그렇다면 수소에너지는 연금술이나 영구동력기관처럼 무모한 시도가 되기 쉽다.

전자 1개 수소와 최외각 전자 4개인 탄소
결국 인류는 탄소 문명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수소 문명이 오지않는 미래(未來)의 환상이며 들뜬 화젯거리이기 쉽다면 탄소 문명은 인류가 불을 사용한 이후 실재해 왔던 실제이며 실체다. 태우면 물이 되기에 수소(水素)이듯이 태우면 이산화탄소가 되기에 탄소(炭素)다. 탄소 문명 시대에 탄소는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탄소 나노 신소재, 탄소섬유, 탄소 연대 측정, 탄소세, 탄소 제로, 탄소 중립, 탄소배출권 등 탄소에 대한 말들이 많아졌다. 탄소가 뭐길래?

탄소는 빅뱅 초기에 없었다. 수소 핵융합이 모두 끝난 별들 중심부에 헬륨만 남았을 때 중력의 붕괴로 온도가 높아졌다. 헬륨의 핵융합으로 양성자들 중성자들 전자들이 플라즈마 상태로 헤쳐 모였다. 드디어 탄소가 생겨났다. 나중에 질량이 더욱 큰 별들 중심부에서 탄소의 핵융합으로 2주기와 3주기에 해당하는 원소들이 생겨났다. 그 별들이 폭발하면서 가지고 있던 원소들을 우주에 뿌려대며 지구에도 박혔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원소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탄소다. 왜 가장 중요한 원소가 탄소일까? 무기물과 유기물을 나누는 여러 기준들 중 하나가 탄소의 여부다. 탄소가 없으면 무기물, 탄소가 있으면 유기물이다. 생명체의 근간인 탄수화물은 물론 생명이 없는 플라스틱도 탄소를 주성분으로 하기에 유기화학에서 다루는 이유다. 유기화학이란 탄소화합물에 대한 화학이다. 그만큼 탄소는 118개나 되는 원소들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존재다.

탄소가 그토록 중요한 원소가 되는 이유는 탄소 원자의 전자 배치에 있다. 헬륨은 2개의 전자를 가졌는데 그 바깥쪽에 4개의 전자가 배치되면 2+4=6, 원자번호 6번이며 최외각 전자가 4개인 탄소다. 가장 바깥 전자껍질에 있는 4개의 전자는 탄소의 결합력과 확장성을 설명하는 결정적 팩트다. 똑같이 4개의 최외각 전자를 가진 규소 게르마늄 주석보다 원자핵 사이의 거리가 짧아 결합이 쉽다. 4개의 전자가 4개의 손이 되어 같은 탄소 원자나 다른 원자들의 전자들과 손잡고 숯 흑연 다이아몬드 등의 동소체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핵산 등 온갖 물질과 생명을 만들어낸다. 플러렌 그래핀 탄소나노튜브 등 신소재의 중심도 탄소다. 가장 커다란 관건은 탄소의 순환이다. 플라스틱 쓰레기에 있는 탄소와 대기 중의 탄소가 너무 많아지면 탄소가 돌지 않고 막히며 쌓인다. 그러면 인류는 수소 문명은 커녕 탄소 문명 시대마저 접어야 할지 모른다. 곧 닥칠지 모를 일이다. 무서워진다. 무거워진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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