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부산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중도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의 판이 깨졌다.

한 시민단체가 주장한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국제신문 지난 12일 자 5면 보도)을 이유로 박한일 전 한국해양대 총장이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 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총장은 지난 6월부터 중도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 단일화에 참여한 후보 중 한 명이다.

단일화 작업을 하는 부산좋은교육감추진위원회는 선거법상 문제가 없음을 재확인했다며 일정대로 다음 달 6, 7일 1차 여론조사 컷오프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후 과반수 후보가 나올 때까지 컷오프를 실시해 12월 중순 단일 후보를 추대한다.

21일 부산시선관위 앞에서 박한일 전 총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불참 의사를 밝혔다.

박 전 총장은 “연내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는 불법이 될 수 있어 동참할 수 없다”며 “다수의 횡포로 단일화 합의가 파기됐다”면서 사실상 독자출마 뜻을 밝혔다.

그는 내년 교육감 선거의 예비후보 명칭은 100일 전(내년 2월)부터 선관위 등록 후 사용할 수 있는데, 추진위 일정에 따라 오는 12월 ‘중도보수 교육감 단일 후보’를 내고 이를 홍보한다면 공직선거법 제250조(허위사실공표죄)에 위반될 수 있으며, 일련의 과정 역시 위법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법성을 해소하려면 단일화 일정을 늦춰야 하며 자신이 제외됐으니 ‘단일 후보’라는 명칭을 써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단일화 추진위는 맞불 기자회견을 갖고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 작업은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며 일정대로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당사자 아닌 제3의 단체나 언론이 단순히 ‘후보’라 칭하더라도 전후 맥락을 고려했을 때 선거인 입장에서 오인 가능성이 없다면 선거법 위반이라 보기 어렵다. 다만 ‘단일 후보’ 선출 이후 본인 또는 제3의 단체가 이 명칭을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일화에 참여하고 있는 5명의 후보는 박 전 총장이 “합의 정신을 저버렸다”며 비판했다. 김성진 전 부산대 인문대학장은 “선관위 자문을 받아 단일화를 진행하고 있고, 뜻을 같이하지 않으면 그냥 빠지면 될 일인데 불법성 운운하는 속을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진홍 전 신도고 교사는 격앙된 목소리로 “박 전 총장은 지난 4개월간 합의 과정을 일순간 뒤집었다. 진보 교육감 후보와 1 대 1 구도를 만들려면 그때 또 다시 단일화가 불가피한데, 이러한 불공정에 합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부산시교육감 중도보수 단일화 후보에 참여하는 6명 중 한 명인 박한일 전 한국해양대 총장이 21일 부산시선관위 앞에서 단일화 불참 선언을 하고 있다. 곽재훈기자 kwakjh@kookje.co.kr

	부산시교육감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 추진위원회가 박한일 전 한국해양대 총장의 불참 선언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조금세 부산좋은교육감만들기추진위 위원장, 단일화에 참여하고 있는 박수종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회장, 함진홍 전 신도고 교사, 김성진 전 부산대 인문대학장, 하윤수 전 부산교대 총장. 곽재훈기자 kwakj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