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산시민이 도시철도 2호선 출근길에서 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 후 쓰러진 자신을 구해 준 사람을 찾고 있다. 사연을 들은 부산교통공사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지하철에서 쓰러진 저를 구해준 은인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게시글에 따르면 A 씨는 추석 전날 모더나 백신을 접종했다. A 씨는 접종 직후 별다른 증상이 없었지만 연휴가 끝난 뒤 갑자기 온몸에 마비가 생겨 지하철에서 쓰러졌다.

A 씨는 “마비로 인해 말이 안 나왔고 손과 다리에 감각이 없었으며 눈도 돌아가 지하철에서 쓰러졌다. 어떤 여성분이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본 후로 잠시 기억을 잃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남성들이 나를 들어 올려서 밖에 눕힌 다음, 간호사로 보이는 여성 한 분이 내가 ‘물을 마시고 싶다’고 하니 ‘기도가 막혀서 안 된다’고 했다. 여성 두 분 중 한 분은 내 옷을 풀고, 다른 한 분은 기도가 막히지 않게 턱을 들어 올렸다”고 설명했다.

생명의 은인에게 보답하고 싶지만 인상착의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답해 했다. A 씨는 “옷차림이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여성 두 분 중 한 분은 손목에 꽃 그림 문신이 있었던 것 같다. 나머지 여성 한 분은 마사지를 해 주셨다. 남자분들도 내 팔을 마사지 했는데 두 분은 등산복 입었던 것 같고 40대 정도로 보였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지하철역에서는 ‘개인정보라 알려드릴 수 없다’고 했다. 어찌해야 인간의 도리일지 모르겠지만, 꼭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그분들을 찾고 싶어 글을 올린다. 혹시 나를 기억하신다면 댓글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역내 CCTV는 최대 3주가 지나면 자동으로 삭제된다. 이 소식을 듣고 자체 확인을 해봤지만 안타깝게도 해당 사건 영상도 지워졌다. 글쓴이가 공사 측에 역명과 인상착의를 다시 알려주면 도움이 되도록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