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성남시청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15일 오전 9시께 성남시청에 검사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성남시는 대장동 개발 사업 인허가권을 가진 곳이다. 도시주택국 교육문화체육국 문화도시사업단 등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부서가 주요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처를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 ‘뒷북 압수수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허가권을 행사한 성남시의 대장동 특혜 개발 관련 의혹은 검찰 수사팀 이전부터 제기됐는데,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구속영장 기각 이후에야 압수수색에 나섰다는 점 때문이다.

다만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검찰이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대장동 개발구역 발표와 인허가, 관리·감독 전반에 권한을 행사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관여 여부 규명에 나선 것으로 보여 추이가 주목된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통해 성남도시개발공사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의 배임 행위에 성남시가 관여했는지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전망이다. 특히 검찰은 ‘초과이익 환수 규정’이 삭제된 경위를 비롯해, 사전에 확정된 성남도시개발공사 몫 배당금 외에 나머지 이익금을 화천대유와 SK증권에 투자한 천화동인 1∼7호에 배당하는 협약을 맺은 이유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과이익 환수 규정은 개발사업 협약서 원안에 들어갔으나, 석연찮은 이유로 최종본에서는 지워졌다. 결과적으로 대장동 개발에 투자한 민간 사업자들에게 수천억 원대 초과 이익이 돌아가게 한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검찰은 이런 결정이 성남시에 보고됐는지, 성남시가 문제를 인지하거나 묵인했는지 등 여부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문화체육국 내 문화예술과 압수수색을 통해 화천대유에 근무하면서 문화재 조사 업무에 관여한 곽상도 의원 아들 곽병채 씨의 역할도 들여다볼 전망이다. 검찰은 곽 씨가 화천대유에서 퇴사하면서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50억 원을 곽 의원에 대한 뇌물로 보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대장동 관련 의혹으로 고발된 이재명 지사가 검찰 소환 조사를 받게 될지가 관심사로 떠오른다.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이 지사가 수사 대상이냐는 질의에 “모든 게 수사 범주”라고 밝혔다.

검찰은 성남시는 물론 대장동 개발계획 전반을 허가·감독한 성남시의회와 전·현직 관계자도 본격적으로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2012∼2014년 성남시의장을 지낸 최윤길 전 의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을 통과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고 이후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근무했다. 최 전 의장이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남욱 변호사 등으로부터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