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산권 주요 도로 곳곳이 장기간 공사로 훼손돼 사고 위험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부산시 등 관련 기관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5일 부산시에 따르면 서부산권 핵심 도로인 부둣길(충장대로)과 장림고개, 을숙도대교 인근에 대형 공사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부둣길 약 2㎞ 구간에서 진행되는 북항 재개발 배후도로 공사는 2019년 10월 착공해 오는 2023년 가을 완공 예정이다. 지난 2016년 12월에 첫 삽을 뜬 을숙도대교-장림고개 지하차도 공사(2.3㎞)는 올 연말까지 이어진다.

해당 도로를 이용하는 시민은 평소에도 통행량이 많은 도로에 대형 공사 장비가 오가면서 도로가 심하게 훼손돼 사고 위험이 높다고 불안감을 호소한다. 직장인 이모(42) 씨는 “연제구 연산동에서 사하구 신평동까지 매일 출퇴근하며 부둣길과 장림고개를 모두 지나는데 항상 땜질 처방만 이뤄져 도로 굴곡이 심해 2년도 안돼 타이어를 교체해야 한다”며 “공사 진행에 따라 차선이 바뀌고 이에 따라 차량 흐름도 달라지면서 매일 다니는 운전자도 사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곳곳에서 교통 사고와 차량 정체가 심각해 지고 있다. 지난달엔 차선이 조정된 북항 3부두 앞에서 25ｔ 화물차가 유턴하면서 적재물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단순 사고였음에도 도로 여건 탓에 처리가 늦어지면서 1시간 넘게 극심한 정체가 이어졌다. 지난해 8월에는 장림고개 지하차도 공사 현장 인근에 포트홀(도로 패임)이 발생하며 승용차 타이어가 끼이면서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전문가들은 관계 기관이 도로 기능 회복과 유지 등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산과학기술대 정진교(지반 전공) 교수는 “다년간 공사가 이어지면서 임시방편식 보수로 도로가 침하되고, 폭우시 침수를 유발할 수 있는 불량 도로가 됐다. 도로에 불규칙 단면도 많아 차량 파손은 물론 운전자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공사가 끝날 때까지 마땅한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공사 구간 신호수 배치 및 안전 표지판 설치 등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신속한 공사 추진으로 운전자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