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바다와 강이 들끓고 있다. 부산의 취수원인 낙동강 하류에 녹조의 원인인 남조류가 증가세인 가운데 경남 남해안의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물고기 대량 폐사가 발생했다.

8일 부산시 상수도본부에 따르면 지난 2일 낙동강 물금·매리 지점에서 남조류가 ㎖당 4만2385개(cells) 발생했다. 한 달 전인 지난달 12일 195개에 비해 200배 이상 급증해 낙동강을 녹색으로 물들이고 있는 것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남조류 개체수가 2주 이상 1000개 이상 지속되자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남조류가 2주 이상 1만 개 이상이면 ‘경계’(100만 개 이상이면 ‘대발생’)가 내려진다. 상수도사업본부 측은 “식수원을 관리하는 물금·매리 취수장의 관리 강화에 들어갔다. 더운 날씨가 지속되면 곧 ‘경계’ 수준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두리 양식장이 많은 통영시는 지난 2~6일 사이 양식장 12곳에서 어류 89만 마리가 스트레스를 받아 폐사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8일 밝혔다. 피해액만 8억4900만 원에 이른다. 고수온에 약한 조피볼락(우럭)이 가장 많은 82만 마리 폐사했다. 양식장들은 산소 발생기와 차양막을 동원해 수온 낮추기에 총력전을 펴고 있으나 비가 오지 않으면 추가 피해 발생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경남에서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91억 원과 7억4000만 원 상당의 어류가 고수온 영향으로 죽었다. 경남도내 어류양식장에 입식된 어류는 모두 2억3000여만 마리다.

경남도는 현재 남해안 수온이 29∼30도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5도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이윤수 경남어류양식협회 회장은 “바닷물이 달궈지면서 표층온도와 수심 10ｍ 온도가 거의 비슷하다. 물고기 폐사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고성군과 거제시에서도 양식어류 폐사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바닷물 온도가 25∼27도면 ‘관심’ 단계를 ▷28도에 도달하면 주의보 ▷28도가 3일 이상 지속하면 경보를 발령한다. 지난달 29일 고수온 주의보에 이어 지난 4일부터 경남 앞바다 전 해역에 경보가 발령됐다.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지난 4일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와 경북 고령군 다산면 곽촌리를 잇는 강정고령보 일대 낙동강 물빛이 짙은 초록을 띠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통영 가두리양식장에서 떼죽음 당한 물고기. 통영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