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의 숙원사업인 한일시멘트 공장 이전에 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하지만 실제 이전이 이뤄지기까지는 대체부지 확보 등의 난관이 예상된다.

8일 오전 부산 사상구의회에서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이 한일시멘트 이전 촉구 결의문을 읽고 있다. 배지열 기자

8일 사상구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 6명은 ‘한일시멘트 이전 촉구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같은 당 장제원 국회의원이 발의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산업집적법) 개정안’에 따라 공장을 이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법안은 대통령이 공포하고 3개월 이후 시행된다.

산업집적법 개정안은 주거밀집지역에서 환경공해를 유발하는 공장 등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장이 이전을 권고할 수 있다. 해당 업체가 이전 또는 철수하면 국가나 지자체가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조항도 신설됐다. 윤태한 구의원은 “공장 인근 1500세대 주민의 불편을 해결하고 부산도서관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한일시멘트 공장은 이전해야 한다. 이곳 외에도 관내 소규모 공해 발생 업체가 이전하는 데 법적 근거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시멘트 공장은 1978년 덕포동에 자리 잡고 시멘트 및 레미콘을 생산했다. 설립 당시는 주변에 주택가가 없었지만 이후 개발이 진행되며 아파트와 학교 등이 들어섰다. 인근 주민은 각종 분진·대기오염과 소음 관련 민원을 제기해왔다. 구는 개선명령 2회 및 경고 1회, 과태료 800만 원 등 총 3차례의 행정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지자체와 한일시멘트 간 협의는 이전부터 진행됐다. 2014년 부산도서관 건립 부지가 확정된 이후 주민으로 구성된 이전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이들은 직접 공장을 방문해 이전 요구를 전달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당시 오거돈 부산시장의 부산대개조 정책투어 사상구 현안으로 건의가 이뤄져 시와 구가 함께 TF팀을 구성해 활동했다.

그러나 관련법과 별개로 실제 공장 이전까지는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한일시멘트 측은 대체부지 입지 조건으로 도심에서 1시간 30분 이내, 1만㎡ 규모 이상을 요구한다. 구와 시는 부산 외곽지역은 물론 경남지역까지 대체부지를 찾았지만 해당 지자체의 반대에 부딪혔다.

지난 1월 ‘공익사업, 도시개발사업으로 인한 레미콘·아스콘공장 이전 시 자연 지역(그린벨트) 내 건축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시 도시계획 조례를 개정하면서 후보지의 폭도 넓혔지만 대체부지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구 관계자는 “레미콘공장 자체가 기피 시설이라 이전을 환영하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