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근 신축아파트 등 일부 주민
- “불법 유턴 위험하다” 민원 제기
- 8월부터 경찰 단속 나설 예정
- 버스회사 측, 노선 변경 수순
부산 서구 꽃마을 입구까지 운행하는 유일한 시내버스의 정류장이 일부 주민의 민원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꽃마을 인근 주민 수천 세대는 40년 넘게 이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부산 서구 서대신동 금호어울림아파트 앞 버스 종점에서 81번 버스가 회차를 위해 유턴하는 모습을 경찰관이 지켜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부산 서부경찰서는 오는 8월 1일부터 81번 시내버스의 서대신금호아파트 정류장 앞 불법 유턴 회차 단속을 시행한다고 17일 밝혔다.
81번 버스 운수업체인 동원여객은 기존 꽃마을 종점인 ‘서대신금호아파트’와 종점 앞 2개 정류장(경성전자공고·서부교육청)을 폐쇄하고, 구덕운동장까지만 선회하는 노선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이 버스는 연제구 연제공영차고지에서 서구 서대신동 금호아파트까지 34개 정류장을 운행한다. 40여 년간 부산 시내버스 중 유일하게 꽃마을 입구인 금호아파트 앞을 종점으로 이용하면서 주변 3000여 세대 주민의 발 역할을 해왔다.
문제는 81번 버스가 종점인 서대신금호아파트 정류장 앞에서 유턴하는 방식으로 회차했다는 점이다. 법적으로는 이곳에서의 유턴은 불법이다.
별다른 사고 없이 관행적으로 이뤄져 문제가 되지는 않았는데 일대 재개발이 진행된 후 아이들이 불법 유턴에 따른 위험에 노출된다는 민원이 경찰 등 관계 기관에 이어졌다.
이에 따라 서부서는 오는 8월부터 81번 버스 불법 유턴을 단속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달 동안 계도기간을 두지만, 이후 적발되면 건당 7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동원여객은 지난해 이 불법 유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곳에 ‘버스 전용 유턴 신호’ 설치를 요청했다. 하지만 왕복 4차로인 이 도로에서 버스가 유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서부서는 교통 심의에서 이 제안을 부결했다.
81번 버스는 서대신금호아파트 정류장에서 5~7분에 한 대씩 하루 200번 넘게 유턴해 회차한다. 실제 단속이 이뤄지면 하루에만 1400만 원 넘는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인근 주민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서대신4동, 특히 ‘꽃마을’로 지칭되는 구덕산자락 일대에는 고령자도 많아 시내를 왕래하는 주요 교통수단인 81번 버스가 운행을 중단하면 당장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주민 임모(58) 씨는 “시내버스가 꼭 필요한 지역인데 정류장이 폐쇄된다니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서구의회 이석희 의장은 “교통 법규 준수도 중요하지만, 81번 버스를 이용해온 주민을 고려해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