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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동네 오락실의 몰락史 <상> 부산 살아남은 곳 찾아보니

‘보글보글 100원’ 25년째 그대론데…오락하는 이 혼자뿐

  •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  |   입력 : 2021-06-10 20:15:16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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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90년대 성업했던 오락실
- PC·스마트폰 게임 확산에 밀려
- 대부분 폐업… 흔적 찾기 어려워
- 방문자 명단에는 하루 1명 허다
- “추억의 장소 쇠락 많이 아쉽다”

지난해 6월 서울 노량진 ‘정인 게임장’이 문을 닫았다. 격투 게임 ‘킹오브파이터즈98’의 국내 최고수로 손꼽히는 ‘정인신선’을 포함해 국내 격투 게임 고수를 배출한 곳으로 유명하다. 당시 언론 보도가 나올 만큼 관심을 끌었다.
   
지난 9일 국제신문 취재진이 부산 금정구 두꺼비 게임왕국에서 게임을 하는 모습. 오락실에는 취재진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전민철 기자
기자는 1995년 부산 서구 동대신동에 있던 ‘화성 오락실’에서 처음으로 전자오락을 접했다. 100원짜리 동전 하나를 넣으면 조이스틱을 놀리는 대로 비행기나 탐험가 격투가가 될 수 있는 그곳은 별천지 같았다. PC 게임 발달과 스마트폰 보급으로 이제 게임을 즐기는 방식은 완전히 바뀌었다. 번화가가 아닌 곳에서는 오락실을 찾아보기 어렵다. 부산에 여전히 ‘동네 오락실’이 남았있을까? 그곳에 들어서면 꼬맹이 적 두근거림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10일 부산지역 16개 구·군의 청소년게임제공업장 명단을 보면, 1987년 3월 부산진구 전포동에서 문을 열었던 ‘태양 오락실’을 확인할 수 있다. 기록으로 확인되는 부산 오락실 가운데 가장 긴 역사를 가진 곳이지만 폐업했다.

명단을 따라 현장을 나서기 전 기자는 어린 시절을 보낸 서구 일대 동네 오락실 가운데 혹여 남은 곳이 있는지 확인했다. 화성 오락실은 물론 동신초등학교 인근 ‘고바우 게임센터’나 대신학원 주변 ‘성실(성림) 오락실’은 이미 흔적조차 찾기 어려웠다. 서대시장 지하 1층에 있던 ‘쿠데타 게임장’은 여전히 간판을 달고 있었지만, 문은 굳게 닫혔다. 인근 상인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오래전 폐업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청소년게임제공업장 명단을 확인하는 과정 또한 ‘폐업’ 사실을 확인하는 일의 연속이었다. 그러다 지난 9일 금정구 부곡4동에서 ‘두꺼비 게임왕국’을 찾았다. 동현중학교 정문에서 곧장 이어지는 골목 가운데 자리한 이 오락실의 문은 열려 있었다. 자동 동전 교환기도 없는 이 오락실에선 방문을 두드리면 문에 난 교환대 사이로 지폐와 동전이 오갔다.

1987년 개업한 이곳에 남은 게임기는 32대. ‘텐가이’와 ‘1945’ 등 슈팅게임을 비롯해 ‘보글보글’ ‘원더보이’ ‘캐딜락 앤 다이노소어’ ‘철권 태그’ ‘스트리트파이터’ ‘킹오브파이터즈’ 등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모든 게임은 예전처럼 1판에 100원이었다. 1980~1990년대 전성기를 누린 이 오락실 게임 가운데 최신 기종은 1999년 발매된 ‘철권태그1’이었다.

아직도 이곳을 찾는 사람이 있을까? 코로나19 방문자 명단을 보니 지난달 26일과 28일에 각 1명이 방문했다. 이 중 한 명인 A(34) 씨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동현중에 재학했다. 당시만 해도 친구들과 자주 오락실에 갔다”며 “가끔 게임하러 들르는데, 너무 쇠락한 모습이 아쉽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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