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율 낮아 ‘공약달성용 추진’비판

자체 시설관리공단 설립을 추진 중인 부산 지자체들이 잇따라 구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경영 비효율 등의 지적과 함께 단체장 공약 달성을 위한 무리한 추진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부산 남구의회는 지난 20일 열린 임시회에서 ‘남구 시설관리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부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조례안은 지난해 10월 구의회에 제출됐다가 보류된 뒤 이번에 다시 재상정된 끝에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됐다.

남구는 전문성 확보로 관내 시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직영 체제로 운영되면서 공무원 순환 근무로 전문성 확보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남구의회는 비효율적이며, 코로나19 시국인 만큼 서두를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남구가 2019년 실시한 공단 설립 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를 보면 2020년부터 5년간 기존 방식대로 운영할 경우 운영 수지가 30억9800만 원인 반면 공단을 설립할 경우 25억3100만 원으로 5억6700만 원의 재정수지가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구의회 김철현(국민의힘) 의원은 “코로나19 변수가 없던 용역에서도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나왔는데 코로나19로 운영 수지가 악화한 상황에서 굳이 무리하게 추진할 필요가 없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체장이 자신의 공약 달성을 위해 서두르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남구 관계자는 “조례가 통과되더라도 설립까지는 8개월쯤 걸려 코로나19에 탄력적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며 “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나고 전문적이고 책임감 있게 경영을 할 수 있는 등 장점이 크다”고 말했다.

해운대구는 아직 설립 타당성 연구 용역비조차 편성하지 못했다. 2018년부터 4차례나 구의회에 용역비 편성을 올렸으나 예산 낭비와 비효율적인 운영 등을 이유로 번번이 막혔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현재로선 추경에 다시 올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