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의 딸이 대학 졸업장을 위조해 이 대학의 대학원에 입학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지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12일 부산외대 등에 따르면 이 대학 A 교수의 딸 B 씨가 지난해 3월 부산외대 통번역대학원에 입학하면서 제출한 졸업 증명서가 위조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B 씨가 제출한 졸업 증명서는 일본 C 대학 졸업 증명서로, 총장 직인과 학과장 직인 등이 찍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B 씨는 실제로 C 대학에서 3학년까지 다니다 졸업을 하지 않고 자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외대는 지난해 10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입학을 취소한 상태다.
B 씨의 거짓말은 2019년 11월 2020년 전기 대학원 신입생 모집에 원서를 넣으면서 시작됐다. B 씨는 당시 제출 서류인 졸업증명서와 성적 증명서 중 졸업증명서만 제출했다. 미비 서류를 제출하라는 학교 측의 통보에는 “추후 내겠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학사 졸업 성적이 전형 점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B 씨를 전형에 참여시켰다. 통번역대학원 입시는 필기 100점, 전공 구술 100점, 면접 50점 등 총 250점 만점으로 평가된다.
학교 측은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재차 학부 성적증명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B 씨는 “공증업체를 통해 퀵으로 받기로 했다"며 시간을 끌었다. 학교 측은 전형 절차를 미룰 수 없어 추후 다시 확인하기로 했지만 이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B 씨의 위조 사실은 지난해 10월에서야 발각됐다. 1학기 학력 조회 자료를 정리하던 직원이 B 씨의 서류가 이상하다는 점을 확인해 일본 C 대학에 직접 확인 전화를 한 것이다. C 대학은 B 씨가 이 대학을 다닌 것은 사실이나 졸업하지 않고 자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학은 B 씨를 추궁했고, B 씨는 졸업 사실이 거짓이라는 것을 그제야 실토했다.
부산외대의 허술한 학사관리와 봐주기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처음부터 제출 서류를 제대로 받고 전형을 진행했으면 이 같은 일이 없었을 것이고, 이를 알았다면 경찰에 고발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합격 후 교수 A 씨의 자녀라 등록금 일부를 감면받았지만, 입학 취소 처리 이후 이를 회수하지도 않은 점도 ‘결국 A 교수의 자녀라서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부산외대 관계자는 “교육기관에서 학생을 형사고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봐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국제신문은 A 교수 측의 입장을 받기 위해 A 교수에게 수 차례 전화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