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의견수렴 거쳐 하반기 신청
- 연내 황새 복원사업도 시행 예정
- 난개발 벗고 친환경이미지 기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경남 김해 화포천 습지(사진)가 세계적 습지보호 협약인 람사르 습지 등록이 추진된다.
김해시는 한림면 화포천 습지를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는 작업을 환경부와 추진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람사르협약은 물새 서식처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으로 1971년 2월 이란 람사르에서 채택됐다. 철새·식물 생태계의 보고인 습지를 국제적으로 보호하고 현명하게 이용하자는 게 목적이다. 스위스 글랑에 사무국이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 강원도 대암산 용늪이 1호로 가입됐고, 현재 전국적으로 23곳이 있다.

앞서 김해시는 지난해 11월부터 람사르 습지 등록을 추진해 왔다. 환경부에 관련 공문을 보내 타진한 결과 최근 ‘가능성이 있으니 함께 추진하자’고 전해왔다는 것이다.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대표성, 고유성, 생물 다양성 등 다양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 환경부 검토 결과 화포천 습지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생물 다양성 풍부(860종) 등의 조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멸종위기종 1급인 황새 매 귀이빨대칭이 수달 등 4종이 있으며, 2급인 큰고니 큰기러기 독수리 조롱이 붉은새매 새매 백조어 삵 등 10종이 월동 및 서식한다.

시는 주민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 올 하반기까지 람사르 사무국에 등록 신청을 할 예정이다. 등록은 이후 현지 실사 등을 거쳐 결정된다. 화포천이 람사르 습지가 되면 경남에서는 창녕 우포늪에 이어 두 번째다. 김해는 1970년대부터 공장 난립 등으로 난개발 지역 이미지가 강한데, 화포천 습지가 람사르에 등록되면 친환경 도시로 이미지를 쇄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람사르 습지 등록을 토대로 화포천 습지를 국제적인 생태 관광지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습지가 친환경 농업 단지인 봉하뜰, 낙동강과 인접했고 올해 황새 복원사업을 벌이기로 하는 등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다. 시 이용규 수질환경과장은 “화포천 습지보전관리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사유지 매입과 함께 생태계 복원 및 보전사업을 지속해서 벌여나가고 있다. 우리 지역 습지가 국제 습지보호 협약에 가입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화포천 습지 면적은 1.244㎢로 2017년 11월 정부로부터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