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탁 계약 입찰도 단 1곳 참여
- 낙찰가 전년비 3억이나 줄어

코로나19가 1년 이상 장기화하면서 서면과 함께 부산지역 상권의 양대 축인 중구 상권이 급속히 쇠퇴하고 있다. 중구 상권의 ‘상징’인 용두산공원 공영주차장 위탁 운영 입찰이 예전과 달리 ‘썰렁’한 풍경을 연출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한파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부산 중구 용두산 노외공영주차장 전경.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21일 중구에 따르면 지난 2일 용두산 노외공영주차장 위탁 운영을 선정하는 경쟁 입찰에 참여한 사업자는 한 곳이었다. 원칙대로라면 유찰이지만, 오는 6월까지는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해 지방계약제도의 한시적 특례가 적용된 덕에 단독 입찰자를 운영자로 선정했다.

올해 입찰 경쟁은 예전보다 뜨겁지 못했다. 낙찰가 16억2250만 원, 낙찰가율 181.3%였다. 낙찰가율은 입찰 때 중구가 제시한 기준가와 비교해 낙찰자가 얼마나 많은 웃돈을 제시했는지를 뜻한다. 2019년 입찰 땐 낙찰가액 19억1400만 원, 낙찰가율 225.56%가 기록됐다. 경쟁률도 6 대 1로 높았다. 2017년에도 14억6800만 원을 써낸 입찰자가 운영권을 따냈는데, 낙찰가율은 기준가의 배가 넘는 233.55%였다.

용두산 노외공영주차장은 중구에서 가장 큰 주차장(292면)이다. 자타공인 부산 최고의 ‘금싸라기 주차장’이기도 하다. 주차공간이 부족한 중구의 지역적 특성 탓에 광복동 남포동 등을 찾는 시민으로 주차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주말에는 거의 만차가 될 정도로 중구 상권 부활의 견인차 역할도 했다. 광복동이나 남포동 일대 사설 주차장의 요금이 보통 30분에 2000원 수준인 반면 용두산공원 주차장은 30분에 1500원 수준으로 싸다. 1일 주차도 1만5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중구는 1+1년으로 용두산 공영주차장 위탁 계약을 맺는다. 1년을 운영한 사업자가 원하면 같은 조건으로 1년 재계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해 사업자는 연장을 포기했다. 코로나19로 방문객이 급감한 데다 올해도 정상화가 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올해는 1년 만에 다시 사업자를 선정하는 입찰이 열리게 된 것이다.

부산시의 지난해 상반기 부산관광산업 동향분석을 보면, 시내 26개 주요 관광지점 중 2019년 대비 내국인 관광객 감소율이 가장 급감했던 곳이 ‘자갈치·국제시장’(-49.4%·2위)과 ‘BIFF광장 일원’(-48.5%·3위)이었다. 광복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 씨는 “지난해 우리 가게에서 부지를 사서 만든 주차장도 텅텅 비는 날이 많았다. 외국인 손님도 크게 줄어 어려웠다”면서 “방문객이 줄었으니 용두산공원 주차장인들 예전만큼 수익 올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