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디어·개성으로 무장한
- 사업가이자 사회적 활동가
- 구포역 광장 국수·맥주·커피
- 해운대 별밤학교·051FM 등
- 지역상권·문화 육성 선봉에

개성과 창의력으로 무장한 신선한 아이디어가 지역을 파고들고 있다. 쇠퇴하던 구도심도, 뭐 하나 특별할 것 없던 골목길도 이른바 ‘로컬 크리에이터(Local Creator)’의 손길이 닿으면 젊고 활기찬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다양한 문화와 역사가 스민 부산은 특히 로컬 크리에이터가 활동하기 좋은 최적의 도시다.

	부산 북구 카페구포유에서 판매하는 ‘밀싹라떼’와 ‘밀싹오곡라떼’. 부산 북구 제공

로컬 크리에이터는 젊고, 도전적이고, 독창적이다. 뛰어난 기획력과 통찰력을 가진 사업가인 동시에, 지역적 특색과 사회적 가치에서 의미를 찾는 활동가다. 로컬 크리에이터가 활동하는 곳은 골목길, 시장, 폐공장 등 지역성(Locality)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상관하지 않는다.

로컬 크리에이터의 등장과 더불어 도시 문화도 바뀌었다. ‘골목길 자본론’을 쓴 연세대 국제대학원 모종린 교수는 그 시발점을 서울 홍익대 골목이 성행하기 시작하던 1990년대 중반으로 잡고 있다. 대형마트 백화점 아울렛 등 대규모 유통단지에 국한된 한국의 소비문화가 그 시기를 기점으로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모 교수는 책에서 “홍대에서 시작한 골목 상권은 2000년대 급속히 성장해 연남동 성수동 등 서울에서만 20~30개 지역으로 확장됐다”며 “단순히 옛 정취를 느끼게 하는 곳이 아니라 창조적 도시문화를 제공하는 산업 공간으로 성장했다”고 썼다.

부산에도 매력적인 로컬 크리에이터가 많다. 북구 구포역 광장에는 ‘구포 밀가루’라는 지역성을 살린 국수, 맥주, 커피를 모두 맛볼 수 있다. 옛 해운대역 인근에 카페와 음식점이 모여 만들어진 해리단길은 자체 노하우를 전수하는 ‘해운대 별밤학교’로 단순한 상권에서 공동체로 거듭나고 있다.

금정구에는 지역특화 오디오 콘텐츠 ‘051FM’을 통해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전하는 지역 청년들이 꿈을 키우고 있다. 원도심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르는 영도에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꿈꾸며 ‘RTBT(돌아와요 부산항에) 프로젝트’라는 새로운 실험이 뿌리내리고 있다.

부산의 로컬 크리에이터는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우리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부산만의 문화를 만들어나간다. 부산이라는 지역성으로 한데 묶인 것 같지만, 골목마다 가게마다 각양각색의 재미가 있다. 국제신문은 부산 곳곳의 골목 가게와 로컬 크리에이터를 매주 소개한다.

박호걸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