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X 좌석 예매는 40%에 그쳐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권 운임이 떨어지면서 기차보다 비행기를 이용하는 귀성객이 늘었다.

코레일은 지난달 19~21일 설 승차권 예매 결과 판매 가능 좌석 83만 석 중 33만 석(40.4%)이 판매됐다고 1일 밝혔다.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창가 좌석만 판매한 점을 고려해도 지난해 설(93만 석), 추석(47만 석)보다 판매량이 급락했다. SRT도 창가 좌석을 대상으로 한 설 연휴 승차권 15만3064석 중 9만7982석(64%)을 판매했다. 지난해 설(75.1%)과 추석(67.4%)보다 예매율이 줄었다.

줄어든 기차 이용객은 공항으로 몰려갔다. 대한항공은 오는 10일부터 15일까지 설 연휴 특별운송기간 동안 김해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비행편 예매율이 64.3%라고 밝혔다. 연휴 막바지인 13일과 14일에는 예매율이 91.3%, 96.3%에 달한다. 10일과 11일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김해공항으로 향하는 항공편 예매율은 92.4%, 97.7%로 부산 귀성객 대부분이 하늘길로 이동한다.

소비자의 선택이 바뀐 데에는 가격 측면이 가장 크다. 국제선 운항을 줄인 항공사들이 모두 국내선으로 뛰어들면서 김포~김해 간 항공권 운임은 1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우리뿐만 아니라 저가항공(LCC)도 편도 기준으로 가격이 코로나19 이전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이용하기에 상대적으로 비행기가 가진 장점이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기차는 창가 좌석만 예약할 수 있어 좌석 공급이 줄었고, 내부 취식도 불가능해 긴 시간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많은 사람과 오랜 시간 한 공간에 있어야 하는 기차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비행기로 고객이 몰린다는 것이다.

경성대 김태훈(경제학과) 교수는 “지금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비행기가 소비자의 선택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다시 가격 측면에서 기차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고 짚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