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진구 16억·강서구 14억 등
- 부산시 몫이 자치구로 돌아가

지방세법 개정으로 주민세 일부가 시세에서 구세로 변경되면서 올해 전국 기초지자체 상당수가 지난해보다 많은 세입을 올리게 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취약계층 등 주민 복지를 늘려야 하는 지자체에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부산지역 지자체 15곳(기장군 제외)의 말을 종합하면 개정 지방세법 시행에 따라 올해 이들 지자체는 모두 132억6000만 원의 추가 세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본래 지방세법은 주민세 가운데 개인사업자·법인 균등분을 ‘시세’와 ‘군세’로 규정했다. 그런데 지난달 법이 개정되면서 이 세금이 자치구 몫으로 변경됐다.

지난해 시세로 납부된 주민세를 기준으로 보면 부산진구(16억8000만 원) 강서구(14억8000만 원) 해운대구(13억 원) 등 순서로 추가 세입을 많이 거둘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 가운데 인구는 가장 적지만 상권이 발달한 중구도 7억4000만 원의 추가 세입이 예상된다. 올해 예산 사용처와 규모 등이 이미 확정됐지만, 연내 추경 등의 형태로 자치구 몫 주민세가 배정될 거라고 이들 지자체는 설명했다.

각 지자체는 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세금을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가장 많은 추가 세입이 예상되는 부산진구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신음하는 소상공인을 비롯해 주민 일상 생활에 필요한 시설을 확충하고, 밀착형 사회기반 인프라를 건립하는 데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쓰임새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 개정에 따라 세금을 납부하는 시기와 최고세액 등도 일부 변경된다. 주민세 가운데 균등분(개인사업자·법인)과 재산분(사업자) 등 항목이 ‘사업소분’으로 통합된다. 사업소분 납부는 매년 8월 이뤄진다. 법이 바뀌기 전 균등분은 8월, 재산분은 7월에 납부해 납세자가 두 번 걸음 해야 하던 것이 간소화됐다. 자본금이 100억 원 넘는 법인의 주민세 균등분은 최고세액이 5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조정됐다.

각 지자체는 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 같은 개정 내용을 납세자에게 알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납부 횟수, 최고세액 등이 적어 납세하는 주민의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조정된 내용은 다소 복잡해 보이지만 혼선이 없도록 시기에 맞춰 고지서와 안내서를 함께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