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국내로 마약을 밀반입해 유통해 온 거대 마약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경찰청 전경

경남경찰청은 7일 마약 유통 및 투약 등 혐의로 마약류 조직 해외총책 A(41) 씨와 국내총책 B(26) 씨, 국내공급책 C(28) 씨 등 90명을 붙잡아 이 중 1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90명 중 마약류 유통사범이 28명, 매수·투약사범이 62명이다.

A 씨 등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국내로 필로폰 등 49억 원 상당 마약을 밀반입해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텔레그램에서 여러 채널 방을 통해 지역별 도·소매 마약 유통 체계를 갖추고 구매자에게 가상화폐 등으로 대금을 받은 뒤 마약을 숨겨둔 지점을 알려주는 등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마약 구매자와 소매 판매책부터 검거한 뒤 상부로 올라가 조직을 적발하고 15억 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했다. 압수한 마약류에는 국내에서 처음 적발된 합성대마 일종의 신종 마약도 있었다.

A 씨는 텔레그램에서 ‘마약왕 전세계’ 아이디를 쓰는 한국인으로 필리핀의 유명 마약상으로 밝혀졌다. 또 B 씨는 텔레그램에서 ‘바티칸 킹덤’ 아이디를 쓰는 마약 공급책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최상위 해외총책인 A 씨가 필리핀에서 마약을 공급하면, B 씨가 텔레그램을 이용한 마약 거래 유통 채널을 운영하며 판매 광고를 게재하고 다른 판매총책을 통해 유통하는 등 점조직 방식으로 전국 판매망을 구축했다. 또 C 씨는 마약류를 국제택배 등을 통해 국내로 밀반입해 보관·관리를 맡았다.

이들 조직으로부터 마약은 구매한 사람이 2~30대가 85.6%였다. 그 중 초범이 88.9%로 대다수 호기심에 마약을 처음 접한 일반인들로 유통됐다.

경찰은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한 마약 거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세관 등 관련 기관과 공조해 마약류 유통 고리 단절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